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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몸집 커진 공기업, 효율성 상시적으로 높여야[동아시론/성시경]

성시경 단국대 공공정책학과 교수·서울행정학회장
입력 2022-05-24 03:00업데이트 2022-05-24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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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규모와 인력 늘었지만 효율성 낮아
구조조정 필수적, ‘현미경’으로 대상 찾아야
목적 분명히 하고, 갈등 조정해야 성공한다
성시경 단국대 공공정책학과 교수·서울행정학회장
다양한 목적과 형태로 운영되는 공기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공공 서비스를 원활하게 공급해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공기업에 ‘값싸고 질 좋은’ 공공서비스 공급을 기대하지만 지금의 공기업은 몸집만 크고 이해관계에만 충실한 존재가 돼버렸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기업을 포함해 공공기관의 경영과 사업은 기획재정부와 각 주무 부처가 관리한다. 2007년 298개이던 공공기관은 2021년 350개로 늘었다. 임직원도 24만9000명에서 44만2000명으로 증가했다. 공공기관 숫자가 늘어나자 정권마다 혁신에 나섰다. 기관의 설립 과정을 엄격하게 관리했고, 인건비 인상률을 제한했으며, 부채관리 중점기관을 지정해 재무구조의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공기업이 민간기업에 비해서 효율적인가에 대해서 여전히 ‘그렇다’라고 답을 하기는 어렵다. 정부 정책의 준수를 위해서, 정치적 이해관계를 고려해서, 잘못된 투자에 의해서, 주인의식을 갖지 못하는 관리 부실에 의해서 태생적으로 비효율적인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항상 경영 평가를 통해 비효율적인 요소가 없는지 점검한다.

공기업 자회사로서 시설관리를 비롯한 용역 업무를 하던 기타 공공기관이 있다. 2018년 정규직 및 무기계약직을 포함해 660명이던 정원이 2019년 5000명으로 늘어났다. 비정규직 4300여 명이 무기계약직이지만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례다. 민간부문의 고용 확대가 한계에 부딪히자 공공부문에서 정규직 전환을 실행한 결과였지만, 과유불급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공기업의 사업 영역 중복, 잘못된 사업 형태와 투자 대상에 대해서도 점검해야 한다.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통합할 수 없는지, 교육과 기술 그리고 금융 지원은 왜 기관별로 분리해 진행하는지, 정부가 지원하는 연구개발(R&D) 사업은 면밀히 점검하고 있는지, 대체 에너지 사업은 왜 그렇게 많은 기관이 하고 있는지, 다수의 자회들에 대한 중복적인 투자와 관리에 따른 비효율은 없는지 등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은 필수적이다. 기업들은 상시적으로 사업이나 조직 구조를 효율적으로 개편한다. 성장성이 부족한 사업 분야를 축소하고, 중복되는 사업은 통폐합하고, 경제성이 떨어지는 자산은 매각한다. 사업, 재무, 소유, 그리고 조직 구조가 조정과 개혁의 대상이 된다. 공공부문도 이처럼 효율성을 상시적으로 추구해야 한다. 이는 새 정부 공공기관 정책의 주요 사항인데,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첫째, 현미경으로 구조조정의 대상을 세밀하게 찾아내야 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를 받는 기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그간 복리후생비가 현격하게 줄어들었고, 대부분의 공공기관 부채 수준은 높다고 보기 어렵다. 중복 사업, 비수익 자산, 손실이 발생하는 사업 영역, 규제와 관리의 비효율성이 상존하는 영역 등을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구조적인 손실과 비효율적인 메커니즘은 없는지 분석해야 한다. 구조조정은 망원경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세밀하게 대상을 찾아내서 그 대상과 방법을 짜야 한다.

둘째, 기존의 이해 관계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구조조정이 힘을 잃어가는 것은 목적이 모호하거나 이해관계자들의 갈등 구조가 커질 때이다. 충돌하는 갈등 구조를 어떻게 조정해 내느냐가 구조조정 담당자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은 수익 추구라는 목적이 분명하기에 의사결정이 명확하고 단호하다. 정치적 이해관계와 공공의 책임성, 그리고 서비스 수혜자 그룹 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공공부문은 그렇지 않다. 특히 사업과 조직 구조조정은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구조조정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셋째, 공기업의 효율화는 결국 국민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비싸고 질 나쁜 공공 서비스는 국민이 외면할 것이고, 공기업은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된다. 쉽지 않지만, 얼마나 싸고 질 좋은 공공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며, 이를 만들어내기 위한 공기업 효율화가 필요하다.

‘신의 직장’, ‘철밥통’, ‘무능력’, 그리고 ‘무사안일’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이 공기업의 문제점을 설명할 때면 단골로 등장하고 있다. 공기업은 효율화 노력을 통해 이런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인정하고 응원하는 공기업이 될 수 있다.

성시경 단국대 공공정책학과 교수·서울행정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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