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오피니언

신용카드 끊고 빚 상환여력 따져보자[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

입력 2022-04-18 03:00업데이트 2022-04-18 11:12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대출을 더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은퇴를 앞둔 사람들이 요즘 어떤 고민을 하는지 궁금해 국민연금공단 노후준비서비스를 담당하는 한 직원에게 물으니, 이런 질문이 많다고 했다. 노후 자산을 쌓기는커녕 당장 생활비를 메우고, 대출 갚는 데 급급한 서민들이 상당한 모양이다.

이제 가계부채가 1800조 원을 넘은 시대. 빚이 불어나며 노후까지 빚 상환에 허덕이는 은퇴자들이 늘 것으로 우려된다. 안전한 노후를 맞으려면 ‘빚 다이어트’를 서둘러야 한다. 고정적인 소득이 끊기는 은퇴가 닥치기 전에 빚을 효율적으로 갚고 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14일 기준금리를 연 1.50%로 전격 인상한 데 이어 추가 인상이 예상돼 부채 조정이 더욱 중요해졌다. 대출을 꼭 받아야 한다면 어떻게 대출을 시작하는 게 현명할지, 출구전략을 쓸 땐 어떤 순서로 진행해야 할지 알아본다.

○ 금리 계속 오를 것 같다면 고정금리가 유리

40대 직장인 A 씨는 2020년 여름, 신용등급이 6개월 만에 1등급에서 6등급으로 떨어진 사실을 깨닫고 망연자실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는 아버지 병원 치료비가 급해 3000만 원의 빚을 냈다. 기존 대출이나 연체 내역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대출의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게 문제였다. 카드사 대출은 물론이고 현금서비스,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에서 야금야금 빌린 것이다.

돈을 급히 구하다 보면 쉽고 빠르게 손에 돈을 쥐여주는 곳을 찾기가 쉽다. 하지만 카드사, 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시작하면 신용점수가 떨어질 수 있다. 가급적 금리가 낮으면서 신용 하락 우려가 덜한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시작하는 게 낫다.

같은 금액이어도 대출을 여러 곳에서 받으면 한 곳에서 받을 때보다 신용에 불리할 수 있다. 가급적 한 곳에서 한꺼번에 빌리는 게 낫다. 그래야 대출받는 사람도 관리하기가 좋다.

주택담보대출을 신규로 받을 때는 ‘고정금리형’과 ‘변동금리형’ 가운데 고민하게 된다. 고정금리형은 대출을 받을 때 결정된 금리가 만기까지 유지된다. 시장금리가 상승할 땐 금리가 더 오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금리 하락기엔 금리 인하 효과가 없어 불리할 수 있다.

변동금리형은 일정 주기마다 변동되는 기준금리에 따라 대출금리가 바뀐다. 금리 하락기엔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반대로 금리 상승기엔 이자 부담이 늘 수 있다. 이 둘을 합친 게 혼합금리형이다.

어떤 유형이 유리할지는 상환 기간이 장기인지 단기인지, 향후 금리가 오를지 떨어질지 등에 따라 다르다. 장기 상환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금리가 계속 오를 분위기라면 고정금리가 유리한 편이다.

기존 대출자는 상품별 가산금리를 잘 비교한 뒤 갈아타기를 결정해야 한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가 붙고 우대금리로 할인되는 구조다. 기존 상품의 가산금리가 신규 상품보다 낮다면 기존 상품이 더 유리할 수 있다.

○ 빚을 갚을 땐 월 상환액이 큰 대출부터

빚이 여러 건인 다중 채무자라면 출구전략을 쓸 때 대출 상환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할까. 물론 연체 위험이 높은 대출이 우선일 것이다.

만약 상환 기한이 비슷한 여러 건의 대출이 있다면 어찌할까. 흔히 ‘금리가 높은 대출부터 갚고 보자’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계산이다. 이럴 땐 ‘월 상환액’이 큰 대출부터 갚아 나가는 게 좋다. 금리가 높아도 상환 기간이 길면 월 상환 부담이 적을 수 있다. 금리가 낮더라도 상환 기간이 짧으면 월 상환액이 많다. 상환 부담이 큰 대출부터 털어내야 다른 대출을 갚을 여력을 확보한다.

대출을 갚을 땐 연체가 되기 전에 내 상환 여력을 냉정하게 분석하자. 신용카드 사용액을 ‘0’으로 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다. 내 현금 흐름이 정확히 파악되기 때문이다. 월 지출액을 고려해 볼 때 도저히 대출을 갚을 수 없다면 과감히 자산을 처분해 현금화해야 한다.

○ 빚 돌려 막기 전 채무조정을 검토하자

대출 만기가 다가오면 채무자로선 다급해질 수밖에 없다. 다른 대출을 일으켜 상환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섣불리 빚 돌려 막기에 나섰다간 다중 채무자가 되고 만다. 심각한 빚더미에 앉은 이들을 인터뷰하다 보면 빚 돌려 막기가 비극의 시작이다.

빚을 돌려 막기 전에 채무조정을 시도해 봐야 한다. 자신에게 채무조정이 유리할지, 빚 돌려 막기가 상책일지 고민이라면 서민금융진흥원이나 국민연금공단 노후준비서비스를 찾아 상담받자.

채무조정 제도는 말 그대로 채무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채무를 조정해 준다는 의미다. 상환 기간 연장, 분할 상환, 이자율 조정, 상환 유예, 채무 감면 등의 방법을 쓴다. 크게 보면 신용회복위원회가 운영하는 ‘워크아웃’이 있고, 법원이 시행하는 ‘개인회생’ 및 ‘파산면책’ 제도가 있다.

채무조정에 들어가면 어떤 점이 좋을까. 신복위의 채무조정은 추심과 독촉이 중단된다. 연체 기간에는 통장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채무조정이 시작되면 사용할 수 있다. 또 이곳저곳에 산재된 빚을 하나로 모아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채무자들이 채무조정을 망설이는 이유는 ‘혹시나 불이익이 없을까’ 하는 불안 때문이다. 물론 채무조정에 들어가면 채무자 정보가 신용정보에 남기 때문에 신용이 하락한다. 채무조정 진행 중 채무자가 다른 대출이나 신용카드 등을 이용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채무조정이 완료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기록이 없어진다. 신용이 회복되는 것이다.

신용 회복 뒤 연체 경험이 있는 금융회사에선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 그 회사에는 연체 기록이 남을 수 있기 때문. 신용이 회복된 사람이어도 해당 회사의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를 발급할 때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