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임종인]국제 사이버안보 외교 노력 멈추면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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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원장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원장
10월 18일 서울에서 열린 제3회 세계사이버스페이스 총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는 이전에 개최된 두 차례의 총회보다 더 많은 세계 각국의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했고, 서울프레임워크와 공약을 이끌어내는 등 양적·질적으로 큰 성과를 거두었다. 국제적인 차원에서는 사이버 공간의 중요성과 국제공조의 필요성을 전 세계가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고, 대한민국 차원에서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핵안보정상회의에 이어 이번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국제회의 유치능력과 외교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반면 미국과 러시아 등 강대국 간의 입장 차이로 사이버 공간 국제협력과 안전보장을 위한 큰 걸음을 내딛지는 못했다. 각 분야에서 책임 있고 구체적인 공조방안이나 액션플랜을 이끌어내지 못했고 서울프레임워크도 유엔 정부전문가그룹(GGE·Group of Governmental Experts) 권고안을 포함한 이전의 사이버 원칙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그쳐 아쉬움이 남는다.

사이버스페이스 서울 총회가 끝난 지금, 이번 총회를 통해 획득한 리더십을 유지하면서 우리의 사이버 전략과 입장을 국제적인 논의에 적극 반영하기 위해 우리의 사이버안보 외교 노력은 오히려 더 본격화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국내에 사이버 국제협력이나 사이버 국제안보 관련 연구기관 등을 설립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제1회 세계 사이버스페이스 총회를 개최했던 영국은 총회를 마치고 난 후 총회의 국제협력 정신에 기반하여 세계적 차원의 보안역량 구축을 촉진하기 위해 옥스퍼드대에 국제사이버보안역량구축센터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우리도 사이버국제안보규범연구센터나 사이버국제협력센터를 대학 등에 만들어 대내외에 사이버 국제협력 의지를 알리고, 대안을 마련하여 주도적으로 국제 사이버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이처럼 사이버 공간의 질서 구축과 평화 유지에 주도적으로 나서기 위해서는 우리의 입장과 이해를 잘 반영하는 사이버 원칙을 마련하여 다른 국가들을 설득하고 관철할 수 있는 능력이 절실하다. 다음 총회부터 우리는 모든 참여국의 입장을 반영하고 조율하고 균형을 잡아주어야 하는 호스트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홈 경기가 아닌 어웨이 경기에서야말로 뛰어난 외교역량이 요구되며, 이를 위해 사이버 공간과 사이버 분쟁의 특성, 국가 간의 입장 차이를 잘 이해하는 능력 있는 외교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외교관 교육·연수과정 등에 사이버 보안, 사이버 국제안보 분야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사이버 영역의 전문외교관 양성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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