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이공계까지 분석… 국내 학문생태계 발전에 역할 하기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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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분야 연구능력 첫 분석]

김도훈 ㈜트리움 대표
김도훈 ㈜트리움 대표
동아일보 및 한국연구재단과 함께 수행한 한국 인문사회 분야의 연구생태계 조망 작업이 기존 방식에 대한 완벽한 대안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학문세계에서 영향력이 있는 우수 연구자를 판별하면서 유의미한 통찰을 얻었다.

㈜)트리움의 소셜네트워크 분석은 국내 저널에서 논문의 저자가 인용한 다른 연구자를 화살표로 연결했다. 이런 링크(link)가 확산되면 전공별로 수천 명의 연구자 사이에 거미줄 같은 연결망이 드러난다. 같은 학교나 사제의 인연으로 얽히지 않은 저자 사이의 관계를 통계 물리학적인 기법으로 파악했기에 가능했다. 인문사회과학의 7개 분야에 대한 분석을 통해 몇 가지 시사점과 과제를 발견했다.

첫째, 보나시치(Bonacich) 영향력지수의 관점에서 전도가 유망한 젊은 연구자들이 여러 지역의 여러 대학에 고루 분포됐다. 또 수준이 높다고 인식되는 수도권의 대학보다 연구역량이 높은 지방대가 다수 있었다.

둘째, 학문 네트워크에서 영향력이 가장 높은 연구자는 정부로부터의 프로젝트 연구비를 최대한 많이 받으려고 하기보다는 개인 차원의 연구와 균형을 취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셋째, 연구업적이 뛰어나지만 한국연구재단의 연구비를 전혀 받지 않은 연구자가 적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서 후속 연구를 한다면 정부의 연구지원정책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다.

이번 분석 방법은 구글의 페이지랭크(page rank)에서 이미 활용하고 있다. 빅데이터가 가진 주요 변수 간의 관계와 영향력을 심층 규명하는 데 광범위하게 쓰인다. 빅데이터 분석 및 활용의 측면에서 한국이 가진 강점 중 하나는 값싸고 우수한 코딩 노동력에 힘입은 국내 데이터의 높은 완결성인 듯하다.

KCI 자료는 완결성이 높아 수십만 명에 이르는 저자의 정보를 용이하게 분석했다. 외국의 SCI나 SSCI 데이터는 코딩 방식이 뒤죽박죽이고 정리 수준이 뒤떨어진다. 창의적이고 선진적인 방법론의 실제 활용이라는 면에서 한국이 앞서 나갈 만한 부분이다. 인문사회뿐 아니라 이공계까지 입체적으로 분석해 연구를 실효성 있게 지원한다면 국내 학문생태계가 더욱 활성화되리라 기대한다.
#인문사회분야#김도훈#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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