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곽인섭]‘플라스틱 아일랜드’에 발전소 건설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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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인섭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
곽인섭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
‘플라스틱 아일랜드’는 북태평양 아열대 환류지역에 떠 있는 쓰레기 섬을 말한다. 1997년 환경운동가 찰스 무어가 발견한 이 섬은 육·해상에서 버린 각종 쓰레기가 북태평양 해역에 모여 생겼다. 칫솔, 식품용기, 장난감 등 플라스틱이 90% 이상이며 지금도 해류를 따라 끊임없이 이동하고 있다. 한반도의 약 7배 크기인데, 1950년 생성된 이후 10년마다 10배의 크기로 확장되고 있다. 아직까지 피해는 플라스틱이 위(胃) 속에 가득한 바닷새들이 하와이에서 죽은 채 발견된 정도이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북태평양 인접 국가들에 대재앙을 몰고 올 것이 틀림없다. 나는 이 ‘플라스틱 아일랜드’를 ‘창조경제’ 실현의 장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섬에 우리 조선기술, 쓰레기 처리기술, 열병합발전기술 등 첨단 과학기술과 관련 산업을 융합하는 것이다. 한국은 세계 1위 조선산업 국가이므로 커다란 해상플랜트를 건설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며 그 위에 쓰레기를 활용한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여기서 생산되는 전력은 수출할 수도 있고 개발도상국들에 원조로 제공한다면 ‘원조하는 국가’로 전환한 우리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다.

많은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것이다. 특히 쓰레기 처리기술, 열병합발전기술이 한층 더 발전하면서 우리의 해양환경기술을 세계 최고로 도약하게 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물론 난관도 많다. 무엇보다 재원 확보가 어렵다. 구체적 재원소요 규모는 추후 따져봐야 하겠지만 민간투자와 재정지원, 국제 원조사업 재원을 결합한 형태로 추진이 가능하다. 유엔이나 선진국과 협력해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도 가능하다. 창조경제가 과감한 사고전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선도형 사업 추진, 기존 기술의 융·복합을 통한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이 핵심이라면 여기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 ‘플라스틱 아일랜드’라고 생각한다.

곽인섭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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