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다. 장보고 대사가 청해진을 설치한 이날을 기념일로 정한 데에는 무엇보다 바다로의 진취성을 국민에게 고취하고자 하는 뜻이 있다.
대한민국의 신성장을 위한 추동력은 부활된 해양수산부와 해양수산인이 감당해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은 국민들의 해양과 바다에 대한 인식 개선과 계몽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바다를 소비와 유희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대다수 국민의 인식을 바다의 진정한 기능과 소중함을 느끼는 쪽으로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1970년대 고도성장 과정에서 우리는 바다를 희생시켰다. 각종 중금속 오염물이 무차별적으로 바다에 버려졌지만 그 대가로 우리는 고도성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40여 년이 지난 21세기 초엽에는 바다를 달리 대우해야만 할 것이다. 오염물을 마구 버려도 되는 하수구가 아니라 우리 지구촌의 생명을 지탱해 주고, 수산어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해운회사들의 활동 무대, 또 증가하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줄여주는 저장고로 말이다.
장보고 대사 시절의 황해, 동중국해, 동해가 당시로서는 신천지 우주였다면 오늘날 한민족의 활동무대는 5대양 6대주를 망라한 전 지구다. 장보고 대사의 개척정신을 오롯이 이어받은 한국 해양과학자들은 북극의 다산연구소와 남극의 세종연구소에서 전 지구를 아우르는 대양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21세기 새로운 해양 패권에 대한 경쟁은 미국, 중국, 일본 등의 강대국들 간에 해양과학기술에 대한 투자와 효율적인 정부조직의 개편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국가해양위원회(NOC)와 중국의 국가해양국(SOA)이 그 예다. 한국은 이제 겨우 해양수산부를 부활시켜 바다에 대한 의지를 다시 결집하고 있지만, 넘어야 할 파고는 높다. 잃어버린 지난 5년을 되찾기 위해선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다.
바다는 단순히 물고기를 잡고, 해수욕을 즐기고, 물류를 수송하는 도구만이 아니다. 우리는 물론 전 인류의 미래가 잠자고 있는 ‘보고(寶庫)’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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