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주당은 이제 중도로 가야 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4일 03시 00분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어제 비대위원 7명을 임명했다. 전당대회를 치를 때까지 당을 이끌어나갈 비대위 위원에 중도 성향의 인사를 많이 포함시킨 것이 특징이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 뜻을 받들어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 수준으로 당 혁신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문 위원장은 비대위 인선 특징으로 혁신성과 함께 극단적이지 않고 치우치지 않은 균형감각을 꼽았다. 비대위원으로 선임된 3선의 김동철 의원은 “민주당은 운동권 시민사회단체가 아니다”라며 “그동안 민주당은 극단적이고 무리한 주장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주고 불안감을 줬다. 다양한 정책 목표 간에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 이용득 위원은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은 중도층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비대위에서 지나친 좌편향(左偏向) 현상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비록 늦은 감이 있지만 올바른 현실 인식이라고 본다. 오랫동안 민주당에 몸담았던 7선의 조순형 전 자유선진당 의원은 최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김대중 대통령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은 중도정당이었는데 열린우리당 때부터 급속히 좌편향됐다”며 “이름만 민주당이지 너무 심하게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조 전 의원은 “민주당은 종북(從北) 논란이 끊이지 않는 통합진보당과도 지난해 4·11총선 때 정책합의서까지 발표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3선 의원을 지냈던 강봉균 건전재정포럼 대표도 동아일보에 쓴 칼럼에서 “당의 지도세력들이 당 안팎의 진보세력들 비위 맞추기에만 몰두한 나머지 중산층까지 불안하게 만들 정도로 이념적으로 편향된 이미지를 만들면 결코 수권(受權) 정당이 될 수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문제는 실천 의지다. 선거에서 질 때마다 민주당은 “뼛속까지 바꾸겠다”며 지도부를 바꿨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비대위는 지난해 대선에서 5060세대들이 등을 돌린 이유를 정확히 짚어내 당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386 운동권’ 출신이나 극단적 좌파 시민단체 출신이 주도하는 정당으로는 수권 정당이 되기 힘들다. 민주당의 당론인 종합편성채널 출연금지로 당 스스로가 외연 확장 가능성을 좁혔다는 자성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민주당이 극좌 분열주의와 모험주의 세력과는 관계를 청산하고 중도개혁층을 지지층으로 하는 정통 야당으로 거듭나야만 희망이 있을 것이다.
#민주당#비대위#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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