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재광]“원전은 일자리 창출의 근원”… 긍정 마인드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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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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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 환경공학과 교수
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 환경공학과 교수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세계적 불황에도 잘 버텨내고 있다. 이웃 일본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불안한 전력 수급과 엔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지연 등으로 기업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해 2020년이 되면 고용이 476만 명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자원 빈국인 한국이 세계 7위 수출국이 된 이유 중 하나는 값싼 전기료다. 특히 사후 처리비용을 포함해 원자력 발전 단가는 세계에서 가장 싸고 운전기술도 세계 최고다.

일부는 “선진국은 탈원전 정책으로 전환하는데 우리 정부는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원전에 반대한다. 새 원전 후보지 두 곳이 선정되자 환경단체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만일 원자력을 포기한다면 어떻게 될까. 우선 전기료가 인상될 것이다. 환경단체가 전력원 중 유일하게 찬성하는 태양광은 원자력보다 14배, 풍력은 3배 비싸다. 전기료가 인상되면 거의 모든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되면 소비가 위축돼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힘들어진다. 결국 실업자가 속출할 것이다. 더구나 세금 보조로 비싸게 건설한 태양광은 흐린 날이나 밤에, 풍력은 바람이 안 불면 무용지물이다.

전기 생산의 20%를 풍력에 의존하는 덴마크는 유럽에서 전기료가 가장 비싸다. 덴마크가 풍력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이 안 불거나 수요가 늘어날 때 발전량을 조절할 수 있는 노르웨이와 스웨덴 수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사다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수력발전으로 생산하는 전기가 1.3%에 불과해 따라할 수 없다.

독일은 정치적 이유로 원전 포기를 선언한 다음 날 에너지부 장관이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기 위해 러시아로 갔고 화력발전소 26개를 짓기로 했다. 또 국경에서 70km 떨어진 체코 원전과 전기의 80%를 원전으로 생산하는 프랑스에 매달 약 1500억 원을 주고 전기를 사다 쓴다. 이 과정에서 전기료는 23% 폭등했고 원전 종사자 1만1000여 명이 실직했다. 전기료 상승과 탄소 배출 제한으로 독일 기업도 해외로 떠나기 시작했다. 주변국 원전에서 전기를 비싸게 사오면서 자국 원전을 폐쇄하면 안전하다고 믿는 독일을 따라하면 안 된다.

한국은 원전을 포기하면 유럽처럼 이웃 국가에서 전기를 사올 수 없다. 더구나 에너지 자급률은 3%에 불과하다. 한국 기업은 불황 때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독일이 원전을 포기할 때 한국이 과감히 원전에 투자해 원전비율을 50∼80%로 올린다면 세계의 기업들이 한국으로 몰려올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수많은 고급 일자리가 창출돼 고령화와 청년실업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또 2030년까지 원전 80기를 수출한다는 계획이 실현되면 약 70만 명의 일자리가 생긴다.

원자력은 사고 한번 나면 끝이라는 감성적 주장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한국에서 일어날 수 없고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책도 수립했다.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섬 사고에 따른 피해 주민의 최대 피폭량은 X선 3회 노출 정도로 자연에서 매년 받는 피폭량의 30%에 불과했지만 불안감으로 원전 100여 기 건설계획이 취소됐다. 미국은 다시 원전을 건설해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국가 안보와 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모든 것은 100% 안전하거나 완벽할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이 할 수 있는 한계 내에서 최고의 기술과 장인정신으로 원전을 건설한다면 위험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원전은 위험하니 포기하고 태양광과 풍력에 의존하면 된다는 안일한 주장을 믿어서는 안 된다. 감성적으로 원전을 포기한다면 청년들의 일자리와 미래 성장동력은 사라질 것이다.

“기술과 자본이 없는데 무슨 제철, 조선산업이냐”고 했지만 우리는 세계 1위가 됐다. 안 된다는 말만 믿었다면 우리는 빈국으로 남았을 것이다.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세가 일자리를 만들고 풍요로운 삶을 보장한다. 결정은 국민의 몫이다. 지역이기주의보다 국가의 미래와 청년세대를 위해 양보하고 위험을 감수할 용기가 있다면 한국은 머지않아 세계 최대 부국이 될 것이다.

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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