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사 개혁 없이는 공교육 불신 못 깬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30 03:00수정 2010-09-3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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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 “실력이 뒤처지는 교사들은 교실에 남아있어선 안 된다”며 교사 개혁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교원노조에 대해서도 “노조가 변화에 저항하는 기질이 있다”면서 교원 성과급에 앞장서는 차터스쿨(자율형 공립학교)을 소개하며 교육개혁 동참을 압박했다. 미국 민주당이 노조를 지지 세력으로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용기 있는 발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 두 딸이 공립학교에 다녔더라면 (지금 다니는) 사립학교와 같은 수준 높은 교육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솔직히 털어놓고 공립학교의 수준 향상을 촉구했다. 우리나라에선 수준 높은 교육을 위해 자기 자식은 특목고에 보내거나 해외유학을 보내면서도 ‘특목고 목조이기’에 앞장서는 이중적 공직자가 많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아들이 외국어고에 다니는데도 유세 기간엔 “외국어고가 설립 취지에 어긋나게 입시교육에 치우친다면 퇴출시킬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정부는 2013학년도 이전에 외고 정원을 대폭 줄이거나 국제고, 자율형 공사립고, 일반고로 전환을 독려하고 있다. 미국에선 공립학교의 교육을 질 좋은 사립학교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땀을 흘리는데, 우리나라는 잘 가르치는 학교를 하향 평준화시키기에 바쁘다.

어제 재단법인 굿소사이어티가 주최한 교육토론회에서 공교육살리기 학부모연대 이경자 상임대표는 “잘못 가르쳐도 정부에서 책임을 묻지 않고 학생들 채워주고 돈까지 주니 (학교와 교사는) 노력할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행복한 학부모재단 강소연 학부모지원본부장도 “학생과 학부모들의 눈높이는 이미 선진국 수준에 와 있다”면서 “공교육이 이에 미치지 못해 어린아이와 엄마들을 외국으로 쫓아낸다”고 개탄했다. 정범모 한림대 명예석좌교수도 “여러 교육 실험이 밝혀낸 혁명적 사실은 학교 교육방법만 개선한다면, 그리고 교사가 능력과 열의만 가지고 있다면, 학생들 거의 모두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잘 배우는 완학(完學)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가 강조하는 ‘공정한 사회’도 공교육 개혁과 교사 개혁 없이는 불가능하다. 나의 삶이 힘겨워도 자식은 잘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도록 ‘사회계층 이동’이 활발한 사회가 공정한 사회다. 공교육 부실로 사교육이 과도하게 팽창하면서 계층 이동성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정부는 ‘사교육과의 전쟁’ 대신 ‘무능 교사와의 전쟁’으로 교육개혁의 방향을 전면 수정함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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