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휴가 중인 직장인이다. 최근 만삭 때까지 버스를 타고 회사로 출퇴근했다. 직장으로 가는 길에는 중고교가 많아 출퇴근시간에는 학생들로 버스가 만원이었다. 만원 버스의 사람들에게 배를 치이거나 버스가 급정거라도 할 때면 조마조마했다. 하지만 아이를 낳기 직전까지 버스를 탄 학생들 가운데 자리 양보를 하는 학생을 단 한 명도 만난 적이 없었다.
버스 좌석의 대부분을 학생들이 차지하고 있었는데 휴대전화로 친구들과 통화하거나 서로 잡담만 할 뿐이었다. 이 학생들은 임신부인 나뿐만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 타도 마찬가지로 자리를 양보할 줄 몰랐다.
물론 학생들도 공부하느라 피곤하고 힘들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이 나라를 짊어지고 갈 청소년들이 다른 사람, 특히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심이 없다는 사실을 바라보며 이 나라의 미래가 암담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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