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달곤]세계1위 전자정부 서비스, 지구촌에 수출하자

  • Array
  • 입력 2010년 2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이 일어서고 있다(South Korea Rising).’ 지난해 10월 24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칼럼의 제목이다. 이 글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과 역할을 다뤘다. 나는 이렇게 바꾸고 싶다. 한국은 이미 일어섰다고.

신년 벽두에 유엔에서 낭보가 하나 날아들었다. 격년으로 실시하는 유엔의 2010년 전자정부 평가에서 대한민국이 192개국 가운데 명실상부하게 1위를 했다. 전자정부서비스 우수성 및 인프라 고도화 수준을 종합 측정하는 전자정부발전지수에서 한국은 2008년 발표 때보다 5계단을, 온라인참여지수에서 1계단을 뛰어올라 양쪽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정부 시스템 이용 편의성과 민원처리 효율성에서 만점을 받음으로써 앞서가는 대국민 서비스의 선진성을 자랑하는 동시에 전자정부에 관해서는 한국에 대적할 만한 나라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온라인참여지수는 공공행정에서 온라인을 통한 시민참여를 보장하는 데 있어서 한국이 최고임을 알려준다.

대한민국 정보기술(IT)의 위상은 물론 국가 브랜드를 드높이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한국이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세계에 전면적으로 등장하는 원년이라고 할 수 있는 올해에 우리는 정말로 국가 경쟁력과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이번 평가는 최근 발표된 일련의 IT 관련 국제지수가 하락 일변도였던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서 더욱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정부가 국가정보화 정책 방향을 시스템 구축 중심에서 활용과 통합 중심으로 전환하여 이용률을 높이고자 노력한 결과다. 일각에서 제기했던 정보화와 IT 홀대론의 우려를 불식하고 국가정보화 정책이 재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이르다. “우리는 이미 일어섰다”고 자부심을 가지는 것도 딱 오늘까지다. 내일부터 우리는 다시 뛰어야 한다. 이번 결과를 예로 들어보자. 스웨덴은 1위에서 11위로 내려앉았다. 덴마크는 2위에서 7위로, 노르웨이는 3위에서 6위로 떨어졌다. 우리도 더 노력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이들 나라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타국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복합민원 온라인 일괄처리, 개인맞춤형 서비스 등 선진 전자정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또 국민의 불편사항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개선하여 전자정부 서비스가 국민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제고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전자정부 선도국의 위상에 걸맞은 국제사회 공헌 활동도 강화하고 국내 IT기업의 해외진출 활성화 등 전자정부 세계화 역시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여 전자정부 수출을 촉진하는 한편 사이버 테러를 방지하기 위한 국제공조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구상 단계에 있는 한국형 공적개발원조(ODA) 모델과 전자정부 수출을 전략적으로 연계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앞서 인용한 뉴욕타임스 칼럼은 “한국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중간강대국(middle-ranking power) 역할로 옮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요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전자정부는 이런 요구에 부응하는 공공재가 되기에 충분하다. 한국의 전자정부 시스템은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지구촌 공영공생을 위한 기반이 돼야 한다. 한국의 전자정부 시스템을 유엔이 1위로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