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女劍士' 권진영씨 경찰특공대원 변신

  • 입력 2000년 5월 4일 19시 39분


경찰 특공대원이 된 국가대표 여자검도선수. 용인대 격기학과 대학원에 재학중인 권진영(權珍英·23·여)씨. 3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검도선수권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던 권씨는 94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해 온 한국 여자검도계의 기둥. 지금까지 권씨가 우승컵을 거머쥔 것만도 모두 17차례나 된다.

그런 권씨가 이달말부터 또다른 인생을 시작한다. 권씨에게 주어진 새 임무는 올해 처음 신설된 여자 경찰특공대원. 권씨는 지난주 치러진 여자 경찰특공대 특채시험에서 당당히 경사로 선발됐다.

키 165㎝, 몸무게 57㎏으로 평범한 체격의 권씨는 이번 특채시험에서 검도 3단의 기량과 그동안 국가대표로 단련된 탁월한 기초체력으로 10대 1이라는 좁은 관문을 무사히 통과했다.

올해 대학원에 진학할 때까지만 해도 권씨의 꿈은 고등학교 체육교사였다. 그러나 3월말 우연히 여자 경찰특공대원을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진로를 바꾸기로 결심한 권씨는 “시험 준비기간이 짧아 권총사격시험에서 생각한 것만큼 성적을 얻지 못해 합격할 줄 몰랐다”며 ““앞으로 정직하고 공정한 경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으며 국가대표 검도선수로도 계속 활약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기존의 남자 경찰특공대원들과 대테러업무를 함께 할 여자 특공대원에는 권씨 외에도 경사 1명과 순경 8명이 선발돼 이달 말부터 6개월 동안 기초훈련을 받은 뒤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임무를 시작한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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