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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0월 24일 19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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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김치가 치열한 경제전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본 제조업자들이 희한하게 변형된 ‘기무치’도 김치의 범주에 넣어야 한다고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본 업자들은 한국이 한국식 김치 제조법만 고집하는 것은 곤란하며 어떤 음식이건 그나라 사람의 입맛에 맞춰 다양하게 발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통음식으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프랑스의 정책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프랑스는 30년대부터 자국에서 생산한 제품 외에는 생산지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원산지명칭통제(AOC)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유명 포도주에 ‘보르도’ ‘부로고뉴’ 등 프랑스 지명이 많은 것은 그 때문이다.
신제품 향수에다 프랑스 샹파뉴(샴페인)에서 제조된 발포성 포도주에만 붙이도록 돼 있는 ‘샴페인’이란 이름을 붙인 이브 생 로랑사는 샴페인 제조업자와의 분쟁으로 향수 이름을 바꿔야 했다.
프랑스산 못지 않은 스페인산 발포성 포도주도 프랑스의 압력 때문에 이름이 바뀌었고 미국과 호주산 포도주도 뒤를 잇고 있다.
프랑스 포도주가 포도주의 대명사가 된 것은 자국의 브랜드 가치를 지키려는 노력의 결과인 셈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세계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인삼이 해외에서 값싼 중국산에 잠식되고 있고 일본산 ‘기무치’ 때문에 김치 종주국으로서의 입지도 위협받고 있다.
우리 음식, 우리 이름 김치를 지키지 않으면 해외에서 ‘김치의 종주국은 일본’이라는 말을 듣지 않는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정성희<사회부>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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