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판문점 영상’… 北요청 없었는데도 정부, 음성 모두 지워

황인찬 기자 입력 2019-06-14 03:00수정 2019-06-1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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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제공
정부가 판문점에 온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모습을 직접 촬영해 제공하면서 발언을 모두 ‘무음 처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의 요청이 없었는데도 정부가 삭제한 것으로 확인돼 지나친 북한 눈치 보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통일부는 12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이희호 여사의 조의문과 조화를 갖고 온 김여정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의 만남을 자체 촬영한 1분 44초 분량의 편집 영상을 출입기자들에게 e메일로 전달했다. 취재진의 직접 취재가 어려운 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하며 대신 영상을 제공한 것.

하지만 통일부가 제공한 영상에서 음성은 모두 소거된 상태였다. 앞서 통일부는 영상 제공 의사를 밝히며 “무음 처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13일 기자들을 만나 “내부 협의 과정에서 (삭제가) 결정됐다. 결과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삭제를 요청했나’는 질문엔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면서도 추후 음성 공개 의사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이런 까닭에 김여정은 애도의 뜻을 직접 표하러 내려왔는데 정부의 삭제 결정으로 정작 유가족에게 ‘육성 애도’가 전달되지 못한 셈이 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월 북-러정상회담 때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에 나설 정도로 북한이 최근 개방적 제스처를 보내고 있는데 정부가 되레 정보 공개에 뒷걸음을 친다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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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정부는 12일 오전 북한으로부터 ‘김여정이 오후 5시 판문점에 온다’는 사실을 통보받았지만 만남이 이뤄지기 2시간 전인 오후 3시에야 관련 사실을 공개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판문점 영상#김여정#북한#통일부#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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