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법안소위 8차례 그쳐
4년전엔 같은기간 26회 열려
“코로나때보다 더 입법활동 안해”
‘일하는 국회법’을 통과시킨 21대 국회가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진 임기 마지막 해에 이전 국회들보다 일을 더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선을 치른 조건이 똑같은데 4년 전 20대 국회, 8년 전 19대 국회보다 상임위원회 전체회의, 법안소위 개최 횟수가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하는 국회법’은 2021년 3월부터 각 상임위별로 전체회의는 매달 2회 이상, 법안소위는 3회 이상 개최하도록 의무화했다.
10일 동아일보가 국회 17개 상임위 회의 건수를 전수 분석한 결과 임기 마지막 해이자 총선이 열린 올해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전체회의는 42차례, 법안소위는 8차례 열린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에 총선을 치른 2020년 1월 1일부터 5월 29일 임기 만료까지 상임위 전체회의는 61회, 법안소위는 26회가 열렸다. 19대 국회에선 같은 기간 전체회의가 45회, 법안소위가 24회 개최됐다. 한 상임위 관계자는 “일하는 국회법만 통과시켜 놓고 코로나19에 총선까지 겹친 기간보다 회의를 덜 연 것은 입법 활동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매달 2회 이상 전체회의를 개최하는 일하는 국회법 규정을 지킨 상임위는 각 상임위 통과 법안을 심사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제외하고는 없었다. 교육위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문화체육관광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보건복지위, 환경노동위 등 6개 상임위는 5개월 동안 전체회의를 딱 1번씩만 열었다. 7일 열린 환노위처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개의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해 ‘반쪽 회의’로 끝난 경우도 있었다.
법안소위를 매달 3차례 이상 개최한 곳은 전무했다. 아예 법안소위가 열리지 않은 상임위도 17개 중 11개다. 총선 채비에 본격 돌입한 3월과 선거 당월인 지난달 법안소위를 개최한 상임위 역시 단 한 곳도 없었다. 한 국회 관계자는 “여당은 여소야대 국면 핑계만 대면서 법안 심사에 소극적이고, 야당도 협상 대신 수적 우위를 앞세워 단독 처리하고 있다”며 “정쟁이 일하지 않는 국회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에 따르면 올해 책정된 의원 1인당 세비와 수당은 월 1307만5070원이다. 1월부터 임기 만료일까지 5개월간 재적의원 296명이 총 193억5000만 원을 수령해 가는 셈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일 안 하는 국회’에도 국회의원 월급은 꼬박꼬박 지급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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