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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교환용 갤노트7 ‘실종사건’

입력 2016-09-29 03:00업데이트 2016-09-2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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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대중 24만대만 소진, 교환율 낮은 이유 알고보니…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을 구매한 김모 씨(38)는 전량 리콜 발표 이후 불안한 마음에 교환 첫날인 19일 오전 일찍부터 이동통신사 매장을 찾았다. 하지만 “개통 순서대로 교환해 주니 26일 이후에 오라”는 말에 일주일을 기다려 26일 다시 매장을 찾았다.

 이번에도 매장 직원은 “같은 색상 재고가 아직 들어오질 않았으니 주 후반부에 다시 오라”고 했다. 금방 교환할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배터리 충전 60% 제한 업데이트도 미루고 있던 김 씨는 27일 뒤늦게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김 씨는 “점심시간이면 배터리가 방전돼 너무 불편하다”며 “언제 교환할 수 있을지 아무도 얘기해 주질 않는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삼성전자는 이달 25일까지 갤럭시 노트7 새 제품 40만 대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에 공급했다. 시장 공급이 중단된 지난달 31일까지 전국에서 팔려 나간 물량만큼이다. 이를 이상이 없는 새 제품으로 교환해 준 뒤 신규 판매를 재개한다는 게 삼성전자 측 계획이었다. 이동통신 3사는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물량을 전국 2만여 개 대리점에 나눠 줬다.

 하지만 정작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매장에 물어보면 물건이 없으니 나중에 다시 오라’는 말만 한다는 불만이 이어진다. 실제 19일부터 진행된 갤럭시 노트7 교환 비율은 일주일 동안 60%에 그쳐 미국이나 싱가포르에 비해 턱없이 낮다. 이동통신 3사로 간 갤럭시 노트7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 휴대전화 매장들의 ‘모럴 해저드’

 그동안 해외에 비해 늦은 한국의 리콜 속도를 두고 한국 소비자 특유의 안전불감증이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조금 다르다.

 삼성전자가 공급한 교환용 제품은 신규 판매용 제품과 구분이 안 되기 때문에 대리점 입장에서는 당장 교환해 주기보단 추후 판매용으로 제품을 확보해 두는 게 훨씬 이득이다.

 ID ‘jich****’를 쓰는 한 누리꾼은 소비자 안전불감증을 비판하는 한 온라인 기사에 27일 직접 댓글을 달아 ‘양심선언’을 했다. 스스로를 휴대전화 판매점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그는 “삼성에선 제품을 많이 공급했지만 판매점들이 교환이 아닌 신규 판매용으로 쥐고 있다”며 “이미 구입한 소비자들은 ‘어차피 잡은 물고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삼성전자도 이런 실상을 파악하고 대리점들이 리콜에 좀 더 집중하도록 당초 28일이던 판매 재개일을 다음 달 1일로 사흘 늦췄다. 삼성전자는 대리점들의 교환 업무를 장려하기 위해 대당 2만∼3만 원가량 인센티브도 지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새 제품을 팔았을 때 남길 수 있는 이익은 십수만 원 수준. 당장 28일부터 사전 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물건을 팔 수 있는 데다 3일만 더 기다리면 정상 판매도 할 수 있어 이 물량을 뒤로 숨기고 기다리는 매장이 적지 않다. 특히 블루코랄 등 인기 있는 색상일수록 판매용으로 아껴 두는 경향이 있다.

 서울 강북구의 한 대리점 사장은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누가 실적에 상관없는 교환용으로 쓰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일부 지역 대형 대리점 중에는 거느리고 있는 소형 판매점들에 물량을 일절 주지 않고 다음 달 1일까지 재고로 쥐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판매자들의 ‘모럴 해저드’인 셈이다.
○ 사전 예약 구매자 개통 시작

 한편 지난달 6∼18일 사전 예약을 했지만 아직 단말기를 받지 못한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개통 업무가 28일 시작돼 앞으로도 당분간 교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까지 총 7000대가 개통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 추세라면 오늘 하루 1만5000대 이상 판매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상 전자업계에서는 하루 1만 대 팔리면 ‘대박’으로 본다.

김지현 jhk85@donga.com·곽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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