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쇠창살까지…불법조업 중국어선 ‘성벽전략 구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5일 15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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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조업 중국어선이 최근 해경 단속에 대비해 선체에 날카로운 이중 쇠창살을 설치하는 등 점점 요새화되고 있다. 이는 해경이 불법조업 중국어선에 공용화기 사용 등으로 강경 대응에 나서자 문을 잠그고 버티는 성벽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는 지난달 30일 전북 군산시 어청도 남서쪽 137㎞해상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어선 5척을 검거할 당시 일부 어선 선체에 섬뜩한 이중 쇠창살이 설치돼 검거작전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5일 밝혔다. 해경 단속대원들이 진입을 하지 못하도록 한 위 아래 이중 쇠창살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불법조업 중국어선의 쇠창살은 3~4년 전에는 긴 쇠파이프를 간간이 설치하는 수준이었다. 이후 선체에 철판을 둘러 해경 대원들의 진입을 막는 방식으로 변화됐다. 하지만 1~2년 전부터는 쇠창살 끝에 날카로운 날이 세 개 있는 삼지창을 장착했다. 일부 불법조업 어선은 삼지창을 용접으로 고정시켜놓거나 1~2m간격으로 촘촘하게 꽂는 등 해경 단속을 24시간 대비하고 있다.

불법조업 중국어선에 설치된 쇠창살은 해경 고속단정 전복사고를 일으킬 정도로 위험하다. 2014년 10월 15일 해경 3010함 고속단정은 불법조업 중국어선에 설치된 쇠창살에 선체가 걸려 전복됐다. 당시 해경 대원 7명이 밤바다에 추락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해경은 최근 검거된 불법조업 중국어선은 조타실 뒤에만 문이 있는 형태로 변화됐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일부로 좌우 옆문을 없앤 것인지 아니면 선형 변화로 뒷문만 설치한 것인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해경 관계자는 "쇠창살이 설치된 불법조업 중국어선은 단속이 시작되면 무조건 조타실 문을 걸어 잠그고 중국 측 해역으로 달아나는 성벽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나포하는 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목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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