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버려?” 친정팀에 비수 꽂는 선수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SK서 전자랜드로 트레이드 이대헌, SK전서 첫 두자릿수 득점 친정 울려
박찬희, KGC전 도움 평균 7개… 다른 8개팀과의 경기보다 1개 많아

 27일 전자랜드와 올 시즌 두 번째 대결을 앞두고 SK 문경은 감독은 여유로웠다.

 “우리가 전자랜드에 세트오펜스(팀플레이를 통한 공격)로 질 부분은 없습니다. 포지션별로 봐도 질 데가 없죠.”

 하지만 결과는 12점 차 패배(66-78)였다. 올 시즌 첫 번째 맞대결에서도 11점 차로 전자랜드에 패했던 SK로서는 자존심을 단단히 구겼다.

 이날 전자랜드의 승리에는 전 시즌까지 SK에서 뛰다 함준후와 트레이드된 이대헌의 활약이 컸다. 지난해 SK에서 경기당 평균 2.7득점에 그쳤던 이대헌은 이날 올 시즌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10점)을 기록하며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이대헌은 “지난번 인천에서 SK와 경기할 때는 출전 기회를 못 받았지만 오늘은 기회가 주어지면 죽기 살기로 자신감 있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상대가 적극적으로 수비하지 않을 때 골 결정력이 좋았다. 대헌이가 중거리 슛이 좋은 데다 골밑에서도 밀리지 않아 자신감 있게 플레이한 게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SK로서는 얕잡아 본 이대헌에게 큰코다친 셈이다.

 역시 올 시즌을 앞두고 맞트레이드로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은 박찬희는 친정인 KGC전을 앞두고 “이제 전자랜드에 왔으니 전자랜드를 제외한 9팀(KGC 포함)을 상대하는 마음은 다 같다”면서도 “KGC 선수들의 습관을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KGC에서 5시즌 동안 주전으로 뛰며 옛 동료들의 경기 방식을 누구보다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그는 올 시즌 KGC전에서 경기당 평균 7개의 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나머지 8팀과의 경기(평균 5.9도움)에서보다 경기당 도움을 최소 1개는 더 하고 있는 것이다. 김승기 KGC 감독도 “유도훈 감독이 거의 박찬희를 위한 팀을 만들어 놨다”고 그의 활약을 인정했다.

 KCC에서 이현민과 트레이드되며 삼성의 유니폼을 입은 김태술은 ‘태술매직’이라고 불릴 만큼 전성기 기량을 완벽히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KCC에서 평균 27분을 뛰며 4.52득점, 3.1어시스트를 기록했던 김태술은 올 시즌 삼성에서 같은 출전 시간 동안 두 배(10득점, 6.1어시스트)의 결과를 내고 있다. 그 역시 “KCC전이라고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은 없지만 잘 아는 선수들이 있어 더 편하다”고 말했다. 다만 부상 선수들이 속출한 KCC전마다 삼성이 점수차를 크게 리드할 때가 많아 그의 KCC전 출전시간은 평소보다 적다(25분 4초). 그러다 보니 KCC전 개인기록도 평균보다 낮은 9득점, 4도움으로 ‘친정팀 효과’는 크게 못 보고 있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
#농구#이대헌#문경은#박찬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