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코엑스몰 운영… 강남戰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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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貿協과 본계약 체결
정용진 부회장 ‘강남벨트’ 강한 의지… “올해 예상 임대수입 660억 수준”
현대百-롯데월드타워와 유통 승부

 
신세계그룹이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 있는 코엑스몰을 운영하게 되면서 유통업체들의 ‘강남 전쟁’이 시작됐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코엑스를 강남의 랜드마크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DB
신세계그룹이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 있는 코엑스몰을 운영하게 되면서 유통업체들의 ‘강남 전쟁’이 시작됐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코엑스를 강남의 랜드마크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DB
신세계그룹이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 있는 코엑스몰을 운영한다. 강남 상권의 기존 강자인 현대백화점과 급부상하고 있는 롯데그룹의 롯데월드타워에 도전장을 낸 셈이다. 면세점 전쟁까지 겹쳐 수위 유통업체들의 ‘강남 전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신세계의 개발 자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는 28일 코엑스몰 소유주인 한국무역협회와 코엑스몰, 칼트몰의 임차운영사업을 체결한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신세계프라퍼티는 올해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실사를 진행해왔다.

 2000년 4월 문을 연 코엑스몰은 한국에서 ‘몰링(malling)의 원조’로 꼽힌다. 영화관, 쇼핑몰, 먹을거리를 한데 모아 몰에서 논다는 뜻의 ‘몰링’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젊은층을 불러 모았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곳곳에 다른 복합쇼핑몰이 생기자 수익성이 낮아졌다. 무역협회가 2014년 새 단장해 오픈하고, 협회가 직접 운영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유통 노하우 부족 등으로 유동인구도 예전만 못한 형편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복합쇼핑몰의 운영 노하우를 갖춘 신세계가 한국을 대표하는 복합쇼핑몰 코엑스를 운영함으로써 강남의 랜드마크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신세계 강남벨트 완성

 수익성 악화로 고민하던 무역협회는 코엑스몰 사업권을 유통 전문기업에 맡기기로 하고 올해 7월 경쟁 입찰을 받았다. 최저이익보장금액(MRG)으로 600억 원을 내야 한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 금액이 비싸다는 평가가 나왔다. 임대수입이 연간 53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코엑스몰 사업권 경쟁 입찰에는 신세계만 응했다.

 이 같은 결정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복합쇼핑몰에 대한 애정과 ‘강남벨트’ 완성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올해 9월 경기 하남시에 국내 최대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을 만들었다. 앞서 8월에는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강남점 면적을 40% 이상 늘려 서울시내 최대 백화점 기록을 세웠다. 신세계가 코엑스몰 운영을 맡으면 하남-삼성동 일대-반포 일대를 잇는 강남벨트가 완성된다.

 신세계 측은 수익을 낼 자신이 있다고 강조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코엑스몰 실사를 해보니 올해 예상 임대수입이 660억 원 수준이었다”면서 “신세계의 유통 노하우를 접목한다면 운영 수익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면세점, 복합쇼핑몰…뜨거운 강남전쟁

 
신세계의 코엑스몰 운영으로 강남을 둘러싼 유통업체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강남의 터줏대감은 현대백화점그룹이었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무역센터점과 압구정로 본점은 많은 강남 지역 단골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 판교점도 가세했다.

 그러나 롯데그룹이 2014년 10월 롯데월드타워 내 롯데월드몰을 오픈하며 강남 경쟁의 시작을 알렸다. 상당수 코엑스몰 고객이 롯데월드몰로 이동했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롯데는 연내 롯데월드타워 완공 후 내년 2∼4월경에 전체를 오픈할 계획이다.

 서울시내 신규면세점 ‘3차 대전’도 강남을 배경으로 치러진다. 사업권 입찰에 참여하기로 공식 발표한 업체 5곳 중 4곳이 강남 지역을 입지로 정했다. HDC신라면세점이 코엑스몰 인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아이파크타워를, 현대백화점그룹이 무역센터점을 입지로 내세웠다. 신세계면세점도 서초구 신반포로 센트럴시티를 입지로 정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강남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어 강남 상권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최고야 기자
#신세계#코엑스#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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