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명할수록… 더 커지는 性추문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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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주장 여성 8명으로 늘어
트럼프 “클린턴 약물검사 받아야”… 건강이상설로 국면전환 안간힘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70)가 이번에는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69)에 대해 약물 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물 복용 의혹을 통해 클린턴이 9·11테러 15주년 추모식 때 휘청거리면서 차에 올라타 일찍 자리를 뜬 장면을 상기시키며 건강 이상설을 거듭 제기한 것이다.

 트럼프는 15일 뉴햄프셔 주 포츠머스 유세에서 “클린턴은 2차 TV토론에서 초반에 (약에 취한 듯) 굉장히 흥분하더니 끝에 가서는 자신의 차량까지 제대로 걸어가지도 못했다”며 “(클린턴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겠다. (토론 전에) 약물 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성추문 의혹에 대해선 “100% 조작”이라며 “나는 역사상 최악인 정치적 중상모략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14일 노스캐롤라이나 주 유세에서 이같이 말하며 자신을 성추행범으로 지목한 여성을 조목조목 비난했다.

 36년 전 비행기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제시카 리즈에 대해선 “끔찍한 여성”이라며 “그녀는 내 첫 선택이 될 수 없다. 맙소사”라고 말했다. 11년 전 트럼프 저택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피플지 여기자 나타샤 스토이노프에 대해선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검색해보라. (내가 성추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해할 것”이라며 외모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트럼프를 둘러싼 성추문 의혹은 잠잠해질 기미가 없다. CNN은 15일 현재 트럼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이 8명에 이르렀다며 “트럼프가 2차 TV토론에서 여성을 강제 추행한 적이 없다고 부정한 것이 (오히려) 성추문 의혹의 수문을 열었다”고 꼬집었다. 전날엔 트럼프가 진행한 방송 ‘어프렌티스’ 출연자 중 한 명을 포함한 두 명의 여성이 추가로 트럼프에게 강제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2004년 DJ 하워드 스턴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18세로 미성년자이던 여배우 린지 로언에 대해 “곤경에 빠져 있는 여성”이라며 “그런 여성들이 침대에서 최선을 다한다”고 한 발언도 같은 날 공개됐다.

 멈출 줄 모르는 트럼프의 막말에 클린턴 측은 대선 승리를 예감하며 일부 대선자금을 상원의원 선거용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15일 보도했다. 이날 NYT는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이 89%로 1차 TV토론 직후인 지난달 26일의 70%보다 무려 19%포인트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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