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연패’가 없어 더욱 무서운 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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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8월 26일 0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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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스포츠동아DB
“연패를 빨리 끊어내는 팀이 좋은 전력을 갖춘 팀이다.”

감독들은 144경기라는 길고 긴 시즌을 치르며 두 가지를 경계한다. 하나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고, 또 하나는 팀이 연패에 빠지는 것이다. 자칫 한 해 농사를 망칠 수 있는 ‘장기 연패’를 빨리 끊어내는 일은 시즌을 운영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올 시즌 선두 자리를 질주하고 있는 두산은 이 같이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이치를 가장 잘 지키고 있다. 두산이 올해 기록한 최다 연패는 세 번의 4연패뿐. 5연패 이상은 단 한 차례도 없었고, 3연패 역시 남의 이야기에 불과했다.

24일 잠실 LG전은 두산의 경기력을 그대로 증명한 한 판이었다. 전날 두산은 지난해부터 쌓아온 화요일 연승(19) 기록이 저지당해 분위기가 가라앉을 상황이었다. 두산은 그러나 바로 다음날 LG에 18-6 대승을 거두고 전열을 재정비했다. 3연패에 빠질 위험 역시 단칼에 차단했다.

두산이 장기 연패를 허용하지 않는 배경엔 투타의 조화가 있다. 동반 15승을 노리는 선발 4인(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의 굳건한 방패와 중심타선의 날카로운 창은 이미 균형이 잡힌 상태다. 실제로 3번의 4연패를 끊어냈던 경기에선 선발진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이 빛났다. 마운드 위에선 ‘느림의 미학’ 유희관이 2번이나 팀의 4연패 탈출을 책임졌고, 타자들은 5연패 위기에서 항상 두 자릿수 득점을 뽑아내고 연패 탈출에 힘을 보탰다.

물론 연패가 없다고 걱정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 시즌 19홈런, 타율 0.302로 활약 중인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는 사구 후유증으로 열흘 넘게 자리를 비우고 있고, 크고 작은 부상을 3차례나 겪은 주전포수 양의지의 몸 상태도 걱정거리다. 동료선수들이 공백을 잘 메우고 있지만, 쉽게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연패를 빠르게 끊어내며 시즌 막바지에도 흔들림 없는 경기운영을 선보이는 두산.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2연패를 향한 두산의 발걸음이 더욱 무서운 이유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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