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끈 넓은 여자들

2016년 가방과 패션의 연결 고리는 ‘끈’이다.

가방끈이 스타일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얼마나 될까? 사실 그동안 가방끈은 신부의 들러리처럼 주연은 아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끈 없는 클러치백을 너도 나도 들고 다니지 않았나. 가방이 예뻐 산 적은 많아도 끈이 예뻐 사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번 시즌 만년 단역배우일 것 같던 가방끈이 주인공으로 급부상했다. 존재감 없던 얇은 끈이 가방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화려함을 자랑한다. 알렉산더 왕 쇼의 모델들이 두툼한 체인 미니 백을 메고 등장했는데, 솔직히 백은 보이지도 않았다. 아크네 스튜디오와 마르니는 자동차 안전벨트의 너비를 넘는 넙데데한 가방끈을 활용해 참신한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색다른 디자인을 향한 디자이너들의 집념이 결국 끈으로까지 이어졌음을 짐작하게 한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에서는 아예 끈만 변형한 새로운 클래식 라인 백을 내놓기도 했다. 끈을 취향에 따라 교체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가방도 늘고 있는 추세. 지갑이 가벼워졌다면 많은 돈 들이지 않고 패션에 변화를 주기 딱 좋은 아이템이다. 최근 펜디는 ‘strap you’라는 캠페인을 벌이며 입체적인 플라워 디자인부터 솔리드 디자인까지 다채로운 가방끈을 선보여 가방끈 시장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된 이번 F/W 런웨이에서는 훨씬 업그레이드된 개성 강한 가방끈이 등장했으니, 한동안 가방끈이 스타일링의 중심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The Wide Strap

가방끈이 넓어지면서 꾸밀 수 있는 디자인도 다양해진 것은 당연한 일! 입체적인 꽃 장식 스트랩의 펜디, 키치한 와펜 장식의 비비안 웨스트우드, 가방보다 더 거대한 스트랩의 프라다, 그리고 스트랩이 두 줄이나 달린 크리스토퍼 케인까지. 이제는 옷을 스트랩에 맞춰야 할지도 모르겠다.

1 더블 T 형태의 잠금장치 시그니처 미니 백. 스터드 장식 스트랩은 교체 가능하다. 1백60만원대 토즈.

2 43개의 가죽 조각을 수작업으로 이은 퍼즐 백. 톱 핸들과 스트랩을 교체할 수 있다. 2백90만원 로에베.3 교체 가능한 컬러 스트랩이 포인트. 47만7천원 브루노말리.4 탈착 가능한 스트라이프 스트랩 소가죽 백. 가격 미정 마크제이콥스.Э宸Э桐?

The Chain Strap

체인 스트랩은 흔하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체인이 극도로 커지거나, 다른 소재와 혼합되거나, 일반적인 둥근 형태를 벗어나는 등 변화가 눈에 띈다. 버버리, 디올 컬렉션에서처럼 손에 여러 번 감을까! 알렉산더 왕처럼 사선으로 멜까! 그날의 바이오리듬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해볼 것.

1 크기가 다른 체인이 두 줄 연결된 미니멀한 사각백. 가격미정 에트로. 2 동양적인 패턴과 커다란 체인 스트랩이 오묘한 멋을 낸다. 가격미정 디올. 3 사각 스틸 잠금장치와 사각 체인 스트랩이 네온 그린과 만나 시원한 백. 가격미정 프로엔자스쿨러.4 가죽과 체인이 꼬인 형태로, 스트랩 교체 가능한 미니 백. 43만8천원 닥스액세서리.

기획 · 안미은 기자 | 진행 · 배보영 프리랜서
사진 · REX | 사진제공 · 닥스액세서리(02-540-4723) 디올(02-3480-0104) 로에베(02-3213-2275)
마크제이콥스(02-2163-1287) 브루노말리(02- 514-9006) 에트로(02-3018-2312)
토즈(02-3479-6030) 프로엔자스쿨러02-3479-6082) | 디자인 · 이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