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인천공항공사 “해외봉사가 시장진출 활주로 됐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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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國 어린이 돕기 7년째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오른쪽)과 직원들이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재스민 고아원에서 부엌을 짓기 위해 시멘트와 모래를 섞어 나르고 있다. 다음 달에는 50여 개 협력사 직원들과 함께 필리핀으로 봉사활동을 떠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오른쪽)과 직원들이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재스민 고아원에서 부엌을 짓기 위해 시멘트와 모래를 섞어 나르고 있다. 다음 달에는 50여 개 협력사 직원들과 함께 필리핀으로 봉사활동을 떠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27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약 30km 떨어진 ‘재스민 고아원’. 낮 기온이 34도까지 오를 정도로 무더운 날씨였지만 고아원 한쪽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쉴 틈이 없었다. 이들은 4박 6일 일정으로 26일 인도네시아를 찾은 박완수 사장(60)과 장기욱 노조위원장(45) 등 인천국제공항공사 임직원 20여 명. 삽을 들고 시멘트와 모래를 섞는 박 사장과 장 위원장의 옷은 땀에 흠뻑 젖었다.

이들은 고아원에 사는 어린이 30여 명을 위한 새 부엌을 짓고 있었다. 내내 허리를 굽혀 일해야 했지만 얼굴에서는 웃음이 사라지질 않았다. 이들은 인천공항공사가 매년 아시아 빈곤 국가에 파견하는 ‘제7기 인천공항가족 해외봉사단’에 포함돼 이곳을 찾았다. 출국에 앞서 미리 고아원 측의 의견을 들어 부엌과 쓰레기 소각장 등 오래된 시설을 고치기로 약속했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강의도 열렸다. 과학과 미술, 개인위생 교육도 진행됐다. 임직원들은 아이들이 더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책상과 컴퓨터, 영상기자재 등도 구입해 전달했다. 하지 누르시디 원장은 “낡은 시설을 고치고 싶어도 돈이 없어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한국의 인천공항공사가 큰 선물을 줬다”며 “케이팝 열풍으로 아이들이 한국에 관심이 많은데 춤과 노래를 즐길 수 있는 행사도 함께 열려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가 아시아 빈곤 국가 어린이들을 돕기 시작한 것은 2009년부터다. 매년 몽골과 네팔 캄보디아 필리핀 등지의 시골 학교나 고아원을 찾아 교실이나 화장실 등을 새로 짓고 각종 교육자재를 기증하고 있다. 특히 2012년 국제구호단체인 ‘코피온’과 손잡고 매년 3차례씩 봉사단을 보내고 있다. 다음 달 8일에는 인천공항공사 임직원뿐 아니라 50여 개 협력사 직원들이 함께 필리핀 팔라완 시로 떠난다. 이 도시 외곽에 있는 초등학교 2곳의 교실과 화장실 등을 말끔하게 고쳐줄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17일에는 인천공항공사가 선발한 ‘대학생 서포터스 봉사단’이 필리핀 마닐라 시의 빈민지역인 톤도를 찾았다. 이들은 교육시설을 개선하는 데 힘을 보태고 한국어 교육 봉사도 진행했다. 대학생 서포터스 봉사단원 20명을 모집하는 데 4000여 명이 신청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아시아 이웃 나라를 위한 인천공항공사의 꾸준한 봉사활동은 해외 사업 수주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2009년 이라크의 아르빌 신공항 운영지원 사업을 시작으로 최근 자카르타 공항 상업시설 컨설팅 사업을 포함해 11개국 공항의 22개 사업(약 8615만 달러)을 수주했다. ‘공항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세계 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10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하는 등 공항 건설 및 운영상의 뛰어난 노하우가 바탕이었지만 지속적인 봉사활동 덕분에 해당 국가에 조성된 긍정적 분위기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사장은 “임원과 노조, 협력업체가 함께 해외 봉사활동에 나서다 보니 저절로 노사 화합 분위기도 조성된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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