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와 증세는 엇박자… 정치권 동시 요구 안될 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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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동아국제금융포럼]
‘3차 환율전쟁’ 경제 해법은

‘2015 동아국제금융포럼’ 중 ‘재점화된 환율전쟁, 전망과 대응전략’을 주제로 열린 오후 종합토론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파급에 대한 전망, 일본의 ‘아베노믹스’를 둘러싼 치열한 토론이 펼쳐졌다. 김정식 한국경제학회 명예회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커런시
 워’의 저자 제임스 리카즈, 가와이 마사히로 도쿄대 교수,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왼쪽부터)이 패널로 참석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015 동아국제금융포럼’ 중 ‘재점화된 환율전쟁, 전망과 대응전략’을 주제로 열린 오후 종합토론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파급에 대한 전망, 일본의 ‘아베노믹스’를 둘러싼 치열한 토론이 펼쳐졌다. 김정식 한국경제학회 명예회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커런시 워’의 저자 제임스 리카즈, 가와이 마사히로 도쿄대 교수,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왼쪽부터)이 패널로 참석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글로벌 환율전쟁에서 승자는 아무도 없다. 세계 각국의 ‘돈 풀기’ 경쟁에 가담해 통화 약세를 유도한다고 해도 얻는 건 결국 인플레이션과 저성장뿐이다.”(‘커런시 워’의 저자 제임스 리카즈)

“국내 경기를 살리면서 환율전쟁에 대비하려면 통화·재정정책과 구조개혁이 병행돼야 한다.”(강석훈 새누리당 의원)

27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4 동아국제금융포럼’의 종합토론은 ‘재점화된 환율전쟁, 전망과 대응전략’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토론에 참석한 국내외 전문가들은 한국이 적극적인 구조개혁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실질적인 성장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3차 환율전쟁 격화 vs 환율전쟁 아니야

올 들어 일본 유럽 호주 등 선진국부터 중국 인도 등 신흥국에 이르기까지 세계 27개국이 금리 인하나 양적완화를 통해 돈 풀기에 나서면서 환율전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이에 대해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엇갈린 진단을 내놨다. 리카즈 씨는 “2010년부터 시작된 3차 환율전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며 “향후 국제 통화질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 소장을 지낸 가와이 마사히로(河合正弘) 도쿄대 교수는 “일본의 ‘아베노믹스’ 영향으로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한국, 중국 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며 “환율전쟁이라는 용어는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엔화 약세로 한국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됐지만 일본에서 중간재, 부품을 수입하는 기업은 이득을 봐 부정적 효과를 상쇄시켜 준다는 게 가와이 교수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자동차 조선 전자 등 일본과 세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한국이 엔화 약세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2.9%로 일본(14.5%) 미국(9.4%)보다 훨씬 큰 한국은 환율전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은 “미국, 유럽, 일본 등 기축통화 국가들이 일제히 양적완화에 나서면서 세계적으로 통화정책 동조화가 강해졌다”며 “그러다 보니 작은 뉴스에도 글로벌 자금 흐름이 급격히 변동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한국 경제 구조개혁 급선무

환율전쟁의 틈바구니에 끼여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한국 경제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리카즈 씨는 “독일이 유로화 강세에도 수출 강국이 됐듯이 수출 경쟁력은 통화 약세가 아니라 좋은 제품에서 나온다”며 “한국도 금리 인하 등을 통해 인위적인 통화 약세를 이끄는 대신 교육, 인프라 등에 적극 투자하고 기술 혁신 등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가와이 교수는 “위기에 직면했던 일본 기업들도 대대적 구조조정을 거쳐 실적 회복을 이뤄냈다”며 “한국 기업도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됐다면 환율 문제가 아니라 자체적인 경쟁력의 문제인 만큼 구조조정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증한 부채 문제나 세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효과가 제한적일 수도 있지만 한국도 적극적인 통화·재정정책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랐다. 강 의원은 “최근 정치권에서 금리 인하와 증세를 함께 주장하는 것처럼 서로 다른 방향의 정책이 나와서는 안 된다”며 “무엇보다 구조개혁이 뒤따르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현재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도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올라갈 정도”라며 “재정 확대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임수 imsoo@donga.com·박민우 기자
#금리인하#환율전쟁#동아국제금융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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