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포의 전 남친 “다른남자 생겼다고? 죽이겠다” 잡고보니 실제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4일 21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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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나오지 않으면 널 죽이고 집에 불 지를 거야!"

박모 씨(22)는 지난달 27일 오전 3시경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 앞에서 헤어진 연인 A 씨에게 전화로 소리쳤다. A 씨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욱하는 마음에 집까지 찾아간 것이다. 박 씨는 "네 남자를 죽이러 가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A 씨 친언니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아파트 인근을 뒤졌지만 박 씨는 보이지 않았다.

'해프닝'으로 끝난 줄 알았던 협박은 2시간 뒤 다시 시작됐다. 박 씨는 또 다시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성관계) 동영상이랑 나체 사진을 인터넷에 뿌리겠다"며 협박의 강도를 높여갔다. A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유인 작전을 펴기로 했다. A 씨에게 박 씨와 만나기로 약속을 잡으라고 한 뒤 현장을 덮치기로 한 것.

박 씨는 이날 오전 5시 45분경 "아파트 근처에서 만나자"는 A 씨의 전화를 받고 약속 장소에 나타났다. 키 180㎝ 몸무게 100㎏의 거구였다. 인근에 잠복하고 있던 경찰 4명이 박 씨를 사방에서 덮쳤다. 박 씨는 협박 내용대로 범행을 저지르려고 치밀한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박 씨의 가방에서는 길이 31㎝짜리 식칼과 라이터, 기름, 휴대용저장장치(USB)가 들어있었다. USB에는 A 씨의 나체사진이 담겨있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박 씨를 살인예비 혐의로 구속해 7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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