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7전8기’ 태원 “냉면처럼 가늘고 길게 무대서 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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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27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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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전 8기’ 가수 태원(Tae.1)이 드디어 ‘빛’을 만났다.

태원은 지난 2006년 ‘여자야’로 데뷔했지만 이내 이중 계약 문제로 활동을 중단해야만 했다. 이후 재기를 노렸지만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하는 일마다 꼬이며 8년간 긴 무명시절을 보냈다.

그렇다고 넋 놓고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는 보컬 트레이너와 사업에 도전하는 등 무대에 다시 서기 위한 길을 모색했다. 겨우 삶을 유지할 수는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무대에 대한 갈증은 더욱 심해져만 갔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긴 터널 속 어둠은 ‘마지막’이라는 각오와 함께 끝이 났다.

“마지막으로 해 보고 이번에도 아니면 정말 가수를 그만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노래를 못한다는 것은 상상 못 했지만 그만큼 절박했고, 저 하나만 생각할 순 없었어요. 늘 ‘마지막으로’라고 생각했지만 이번엔 심각했어요.”

태원은 지난 8년을 후회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집에서 원하는 대로 다른 일을 했다면 어땠을까’라고 생각을 했다”면서 “그러면서도 무대와 음악을 떠나지 못하는 나를 원망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탄생한 곡이 싱글 ‘미치도록’이다. 그는 지난 3월 클래식한 분위기의 정통 록발라드 장르로 태원의 허스키한 목소리와 애절한 가사가 어우러진 곡 ‘미치도록’을 발매하고 재기를 노렸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보다 못한 태원의 아버지는 그에게 록발라드가 아닌 트로트(성인가요)를 권했다. 아버지의 조언을 받아들인 그는 전국에 있는 어머니 노래교실을 돌며 태원이라는 가수를 홍보했다.

“전국 방방곡곡, 안 가본 곳이 없는 것 같아요. 어머니들 바로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무대 위 스킬도 많이 배웠고 참 많은 것을 얻었죠. 수록곡이었던 ‘미치도록’이 타이틀이 된 이유도 어머님들의 추천 때문이었어요.”

그때부터 운도 따랐다.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으며 일도 술술 풀렸다. 전국을 누빌 던 태원은 우연한 기회로 한 작곡가를 만나게 됐고, 그 작곡가의 소개로 가수 장윤정과 박현빈이 소속된 인우기획의 홍익선 대표를 만나 계약을 체결했다.

태원의 음색과 가창력을 높이 산 홍 대표는 태원에게 트로트가 아닌 발라드를 계속해서 부를 것을 권유했다.


그는 소속사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그대로 묻히기엔 아까운 ‘미치도록’을 편곡했고, 지난 9월 새 음원을 발매했다. 반응은 전보다 나았다. 이번 활동을 통해 그토록 바라던 지상파 음악 방송과 교양 프로그램 무대에 섰다.

“정말 떨렸어요. 방송 대기실 있는 것과 다른 가수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 등 모든 것이 어색했지만, 행복했죠. 후배 가수들이 제 노래를 따라 불러 줘서 긴장을 풀 수 있었어요.”

태원은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에도 출연했다. 그는 지난 14일 방송된 ‘한국인이 사랑한 번안 가요 특집 2탄’ 방송에 등장해 서울패밀리의 번안곡 ‘이제는’을 록 장르로 편곡해 불렀다.

이 방송에서 태원은 가수 이기찬, V.O.S, 비스트의 장현승을 제치고 3승을 거뒀고, 김바다에 이어 4표 차 준우승을 차지했다. 태원은 이날 몰입도 높은 무대를 선보이며 ‘제2의 문명진’으로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를 재차 각인시켰다.

이 여세를 몰아 태원은 방송 일정과 공연 등으로 쉬지 않고 연말을 보낼 계획이다. 내년 초에는 신곡을 발매하고 공백기 없이 음악 팬들을 찾아올 예정이다.

“목소리가 나올 때까지 사람 냄새나는 가수로 살고 싶어요. 냉면처럼 길게 오래오래 무대에 서고 싶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사진제공|인우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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