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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월 31일 12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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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의원들은 지난 29일 중앙위원회 이후에도 탈당 행렬을 멈추지 않고 있다. 다음날 염동연 의원이 임종인, 이계안, 최재천, 천정배 의원에 이어 다섯 번째로 탈당했다. 김한길 의원과 강봉균 의원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탈당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민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탈당 의원들은 정권을 놓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하는데, 강한 책무감에서 비롯된 이야기일 뿐”이라며 탈당 의원들을 향해 작심한 듯 쓴 소리를 했다.
그는 “탈당을 하더라도 구체적인 ‘활동계획’이 있어야 할 것 아니냐”며 “어떤 전망도 없으면서 갑갑함과 절박함 때문에 선택하고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질타했다. 그는 “‘도로 열린우리당’이나 ‘도로 민주당’이 아닌 새로운 정치적 연대를 이뤄내는 게 관건인데, 그에 대한 계획도 파트너도 없는 상황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민 의원은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하면서 “대선 승리를 위해 상대 진영을 분열시켜야 하는데, 오히려 당을 몇 개로 쪼개고 분열시키는 데만 골몰한다”며 탈당 의원들을 거듭 질책했다.
“지난 두 차례의 대선에서 우리 쪽은 ‘DJP 연합’, ‘정몽준과의 후보단일화’가 플러스가 된 반면 상대방은 ‘이인제 분열’, ‘노무현 후보가 영남후보라는 점’이 마이너스로 작용해 이길 수 있었다. 대선 승리를 위해 상대 진영을 분열시키는 것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당을 중심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그 답을 제시해야 하는 건 우리 몫이다. 그런데 지금 당 의원들은 당을 몇 개로 쪼개고 분열시키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
민 의원은 향후 탈당 추세에 대해 “앞으로 간헐적으로는 이어질 것이지만 김한길·강봉균 의원을 중심으로 한 대거 탈당은 없을 것”이라며 “설혹 있다고 해도 그렇게 많이는 탈당하지 않을 것이고 빠른 시간 내에 이뤄지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 의원은 최근 소설가 김진명 씨가 신작 ‘나비야 청산가자’에서 범여권의 필승 카드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를 거론해 것과 관련해 “이제 손 지사의 선택만 남았다”고 운을 뗀 뒤 “차제에 원희룡, 남경필, 고진화 의원도 (탈당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여권의 진대제 전 장관, 강봉균 의원 등을 영입해야 한다”는 29일 손 전 지사의 발언에 대해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손 지사는 언론에 자신의 이름이 범여권 후보로 오르내리자 즐기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나라당 유권자들 사이에서 ‘저 사람 정체성이 애매하다’느니 하며 흠만 났다”며 “그래서 본인이 방어할 필요가 생긴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인터뷰 말미에 “꿈에서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에 대한 계시를 받았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히말라야에 갔을 때 꿈을 꿨는데, 박근혜가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기고 대선 후보가 되더라.”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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