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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구속된 정몽구회장 소환 비자금 용처 본격 수사

입력 2006-05-01 15:12업데이트 2009-10-0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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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그룹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1일 오전 구속수감 중인 정몽구 회장을 대검으로 소환해 로비 의혹 등 비자금 1300여억원의 용처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대검의 비자금 용처 수사는 관계와 금융계, 정계 고위 인사에게 사업 청탁과 함께 건네졌을 가능성이 있는 로비 자금과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불법 정치자금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또 노조 파업을 무마하고 임금협상을 회사에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제공된 500억 원 이상의 노조 관리비도 주요 수사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28일 밤 구속한 정 회장을 오늘 처음으로 소환해 정·관계를 상대로 한 로비 의혹은 물론 비자금의 용처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검찰은 16대 대선을 앞둔 2002년 하반기에 글로비스 비밀금고에 보관돼 있던 비자금 246억원이 출금된 점에 비춰 이 돈이 정치권에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 회장을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와 기아차, 위아 등에서 조성된 비자금 682억여원의 일부를 불법 정치자금으로 정치인들에게 제공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 부분도 캐묻고 있다.

검찰은 비자금 용처 수사와 별도로 4000억원에 이르는 정 회장의 배임 혐의에 대한 보강 수사를 벌인 뒤 정의선 기아차 사장과 현대차그룹 임직원들의 사법처리 범위와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정 회장이 비자금 대부분을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노무관리비와 현장격려금 등으로 썼다고 주장하는 만큼 용처 수사를 통해 이 말의 진위 여부도 가릴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부실기업 인수와 금융기관 대출 알선과 관련해 금융브로커 김재록 씨의 로비 내용도 계속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정의선 사장도 필요할 경우 재소환해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편법승계 등 비리에 연루됐는지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부채탕감과 관련해 박상배 전 산은 부총재와 이성근 산은캐피탈 사장이 비자금을 받은 혐의에 대한 보강 조사도 계속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소환 조사를 받은 정 회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경 다른 미결수 등과 함께 서울구치소의 호송 버스편으로 대검찰청 청사에 도착해 중앙수사부 조사실로 직행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구속 상태인 정 회장은 행형법에 따라 구치소에서 대검청사까지 포승에 묶인 채 이동했으며 이후 조사실에서는 포승을 풀고 조사를 받았다.

정 회장은 그러나 다른 미결수들과 달리 수의가 아닌 정장 차림으로 검찰에 출석했다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형이 확정되지 않은 채 구치소에 수용된 미결수들은 수의를 입고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는 게 일반적이나 정 회장은 이날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나온 것.

서울구치소 관계자는 "1999년 3월 제정된 법무부 훈령 407호에 따라 수용자는 재판에 출석하거나 검찰 조사에 임할 때 사복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수감 이튿날인 29일 면회 온 아들 정 사장에게 옷가지와 영치금을 부탁했는데 이때 검찰 출석 때 입을 셔츠 등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조사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변호인을 접견할 수 있어서 조사 중간 10층에 대기하고 있던 변호인이 11층 조사실로 올라와 정 회장과 접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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