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줌인]'동북아위 월권'으로 드러난 국정시스템 구멍

입력 2005-05-31 03:07수정 2009-10-09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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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시대위원회가 행담도 개발사업을 지원한 데 이어 해군 작전시설의 건설공사 중단을 요청한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대통령 자문위원회에 대한 점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대통령 직속의 자문위는 모두 12개로 중장기 국정과제 추진을 위해 설치됐다. 그러나 동북아위의 행담도 개발사업 지원 파문을 계기로 이렇다 할 점검 시스템이 없어 이들 위원회가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비판론이 일고 있다.

▽애매한 자문위의 권한과 역할=대통령 자문위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역대 정부와는 달리 새롭게 도입한 독특한 국정운영 시스템이다.

중장기 국정과제 로드맵의 기획과 추진 상황 점검을 위해 현 정부 출범 이후 8개의 국정과제위를 신설했다. 지속가능발전위와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는 이전 정부에도 있었으나 현 정부 들어 국정과제위에 새롭게 자리매김됐다.

이들 10개 국정과제위는 정책기획위가 총괄하고 있다. 정책기획위와 10개 국정과제위의 올해 운영 예산 총규모는 218억8000만 원이다.

부처 이기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겠다는 당초 자문위의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중요한 정책 결정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정부혁신·지방분권위의 경우 자치경찰제 도입이나 외교통상부의 대사직 개방 문제 같은 정부 혁신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사실상의 조정 결정력을 행사해 왔다.

12개 자문위 가운데 법률에 설치 근거를 두고 있는 위원회는 정부혁신·지방분권위, 국가균형발전위,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 등 3개밖에 없다. 나머지는 모두 대통령령에 근거를 두면서 자문 및 심의 기능을 하도록 돼 있다.

▽자문위 활동, 견제장치가 없다=대통령 자문위의 활동은 대통령정책실과 정책기획위 양쪽에 소속돼 청와대와 위원회 간의 가교 역할을 하는 국정과제비서관실에서 총괄하고 있다.

각 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정책 상황을 점검하는 게 국정과제비서관실의 주요 역할이다. 그러나 1개 비서관실에서 개별 자문위의 세부적인 활동 내용까지 점검하기에는 벅찬 실정이다.

청와대의 민정수석비서관실이나 국정상황실도 주로 정부 각 부처 및 기관의 활동 점검에 중점을 두고 있어 대통령 자문위까지 일상적으로 살펴보지는 않는다고 한다. 결국 대통령 자문위는 상시적인 점검이나 견제를 받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그러나 김만수(金晩洙) 청와대 대변인은 “자문위는 감사원의 감사 대상이고 국회에 출석해 보고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점검 장치가 없는 게 아니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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