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줌인]국민통합추진회의, 盧정부 ‘중추’로

입력 2005-04-24 18:29수정 2009-10-09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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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몸담았던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 회원들이 여권의 집권 중반기 ‘실세 균형자 그룹’으로 부상하고 있다.

통추는 1995년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하면서 민주당이 분열될 때 국민회의에 가지 않고 잔류한 소수 비당권파들의 모임. 이들은 어려운 시절을 함께하며 다진 끈끈한 동지애를 바탕으로 노 대통령에게 격의 없이 직언을 하는 등 여권의 ‘무게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통추 출신들은 25일 결성 당시 대표였던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 주재로 의장 공관에서 부부동반 만찬을 갖는다.

▽통추 출신들의 현주소=열린우리당 유인태(柳寅泰) 서울시당위원장, 원혜영(元惠榮) 정책위의장, 이미경(李美卿) 상임중앙위원, 김원웅(金元雄) 의원, 김부겸(金富謙) 원내수석부대표가 통추 출신이다.

청와대 쪽에는 올해 1월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으로 입성한 이강철(李康哲) 씨가 있다. 올해 2월 대한체육회장에 선출된 김정길(金正吉) 전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도 통추 출신이다. 당시 체육회장에는 이연택(李衍澤) 전 회장의 재선이 유력했으나 ‘통추 동지’들이 노 대통령에게 김 씨를 강력 추천하는 바람에 막판에 뒤집어졌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또 지난달 말 단국대 이사장에 선임된 박석무(朴錫武) 전 의원, 이철(李哲) 전 의원도 통추 출신이다.

▽통추의 힘은 어디서?=2003년 말 청와대에서 열렸던 의원 만찬 모임에서 한 열린우리당 의원은 통추 출신들의 ‘특별한 입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 모임의 참석 대상에는 통추 출신도 많이 있었는데, 한 명은 지각했고 몇 명은 대통령이 입장하는데도 옆 사람과 잡담을 계속하더라. 그런데 대통령은 그 모습에 화를 내기는커녕 ‘요새 군기가 빠졌네요’라며 정답게 농담을 건넸다. 대통령과 그렇게 격의 없는 사이이니, 통추 출신들이 발언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통추는 1996년 총선에서 ‘지역 통합’과 ‘3김 청산’을 내걸고 출마했으나 대부분 낙선한 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하로동선(夏爐冬扇·여름의 화로, 겨울의 부채처럼 지금은 쓰이지 않으나 나중에 긴요한 존재)’이란 식당을 공동 운영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이 삼계탕을 배달시켜 먹었다고 해서 유명해진 서울 종로구 효자동 T음식점 대표 정명호(鄭命浩) 씨는 통추 준회원으로 대접받고 있다. 정 씨는 이 수석비서관 등의 밥값을 도맡아 내는 등 통추 멤버와 즐겨 어울렸다고 한다.

대통령의 성격을 잘 안다는 점도 통추 출신들에겐 ‘힘’이다. 한 통추 출신 의원은 “노 대통령은 통추 때부터 고집스러운 성격으로 유명했다. 대통령의 그런 특성을 알아야 조언을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부대표는 지난해 10월 대정부질문에서 “노 대통령은 이념적 문제에서 한 발짝 물러났으면 좋겠다”고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올해 들어 여권의 국정운영 기조가 실용 중시 쪽으로 선회한 이면에는 애정을 바탕으로 한 통추 출신들의 이 같은 ‘조언’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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