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줌인]열린우리-한나라 민주당 求愛 속내는

  • 입력 2005년 4월 4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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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축하蘭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가운데)이 4일 당사를 방문한 김우식 대통령비서실장(오른쪽)과 덕담을 나누고 있다. 문 의장은 이날 노무현 대통령의 축하 난초를 전달한 김 실장에 대해 “참여정부의 성공을 위해 수고하신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동주 기자
盧대통령 축하蘭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가운데)이 4일 당사를 방문한 김우식 대통령비서실장(오른쪽)과 덕담을 나누고 있다. 문 의장은 이날 노무현 대통령의 축하 난초를 전달한 김 실장에 대해 “참여정부의 성공을 위해 수고하신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동주 기자
호남은 철옹성이었다. ‘DJ(김대중 전 대통령) 당’의 난공불락의 아성이었다. 그러나 DJ의 퇴임과 민주당의 분열로 ‘송곳 하나 찌를 데’가 없던 호남의 굳은 땅이 풀리기 시작했다. 새로 생긴 여지(餘地)에 씨를 뿌리려는 정치권의 각축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에 대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뜨거운 구애(求愛)는 호남 정치지형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호남의 변화’는 2007년 대선 판도의 특급변수다.

▽‘10%+α’ 방정식=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민주당 껴안기’에 공을 들이는 것은 그 전략적 효과가 ‘보이는 것 이상’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세가 강한 호남지역을 넘어 수도권 내 호남 출신 유권자에 미칠 파장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호남(광주, 전남·북)에서 92.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득표율은 4.9%에 그쳤다. 당시 두 후보의 전체 표차는 57만 표에 불과했다. 이 후보가 호남권에서 10%만 더 얻었다면 3만여 표 차 승리가 가능했다.

김대중(金大中)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39만 표로 눌렀던 1997년 대선 때, 이 후보는 호남에서 10%만 득표했어도(실제 득표율은 3.27%) 승리를 거뒀을 것이다.

▽‘민주당 효과’=만약 민주당이 2007년 대선에서 독자 후보를 낸다면 여권의 표 분산은 불을 보듯 뻔하다. 실제 15, 16대 대선 표차는 각각 39만, 57만 표였다. 17대 대선에서 다른 조건이 같을 경우 민주당 후보가 출마해 호남에서 60만 표만 가져가면 열린우리당은 대선에서 한나라당에 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호남+충청’을 기반으로 성장한 열린우리당으로서는 민주당과의 통합이 사활을 건 대선 전략이 될 수밖에 없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지금까지는 이인제(李仁濟) 후보 등 주로 저쪽(한나라당) 표를 가르는 제3의 인물이 대선에 출마했다”며 “그러나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출마한다면 그건 우리에게 재앙”이라고 토로했다.

한나라당으로서는 호남표 중 일부만 더 건진다면, 또는 ‘호남 독자후보’가 나와 준다면 대선은 그만큼 쉬워진다는 얘기다.

당장 4·30 재·보선에서 호남세가 강한 경기 성남 중원과 목포시장 선거 결과는 ‘민주당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의 한 핵심인사는 “그동안의 대선 구도는 영남과 호남이 각각 특정 정당에 절대적으로 쏠렸고, 중부권은 적절하게 표가 배분돼 왔다. 호남이 분열되면 열린우리당에 결정적으로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쇠는 DJ ?=민주당은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과의 합당 등에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여야의 구애는 어디까지나 자기들의 필요에 의한 것일 뿐 민주당의 재건에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DJ가 2월 17일 “우리나라에서 민주당 같은 훌륭한 정당이 어디 있느냐. 여러분이 잘 발전시켜 달라”고 당부한 데 부쩍 고무돼 있다.

그러나 ‘김심’의 향배는 유동적이다. 민주당의 다른 인사는 “DJ는 어차피 뿌리가 같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서로 싸우는 상황을 불편하게 생각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여권의 대선 구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5, 16대 대선 당시 후보별 득표 상황
분류호남 득표 수호남 득표율(%)전국 총 득표차
15대 대선이회창 10만7942표 3.2739만557표
김대중289만9773표92.90
호남 총 투표자 329만8946명
16대 대선이회창14만5277표 4.8757만980표
노무현275만 1741표92.28
호남 총 투표자 298만1653명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별 호남지지율 변화를 가정할 경우의 대선결과
분류호남에서 득표조건이회창 득표(가정)김대중 득표(가정)결과
15대 대선이회창 10% 얻고 김대중 85% 얻었을 경우32만9895280만4104이회창 28만3890표차로 승리
16대 대선이회창 15%얻고 노무현 80%얻었을 경우44만7248238만5322이회창 9만7410표차로 승리
단, 다른 지역 득표수는 동일하다고 가정.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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