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당선자]代이은 당선…서울 서초갑 이혜훈 등

  • 입력 2004년 4월 15일 23시 36분


코멘트
4·15총선에서는 아버지나 남편, 시아버지 또는 형의 대(代)를 이은 당선자가 유난히 많이 탄생했다. 역대 어느 선거보다 물갈이의 폭이 컸던 이번 총선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서울 서초갑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한 이혜훈(李惠薰·39·여) 당선자는 고 김태호(金泰鎬) 의원의 며느리. 시아버지의 후광 때문에 당선됐다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아 김 전 의원의 지역구인 울산이 아닌 서울 출마를 선택했다. 이 당선자는 “선거기간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아버님 생각을 많이 했다. 살아계셨다면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라고 엄히 이르셨을 것”이라고 감격해 했다.

경기 안성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선 김선미(金善美·43·여) 당선자는 2002년 1월 목 부위를 수술한 뒤 돌연사한 심규섭(沈奎燮) 의원의 부인. 남편의 유지를 잇기 위해 2002년 보궐선거에 나섰으나 한나라당 이해구(李海龜) 의원에게 패했다가 이번 설욕전에서 뜻을 이뤘다. 선거기간 중 ‘안성의 며느리’론을 내세운 김 당선자는 “남편과 제게 주신 사랑을 안성 시민에게 되돌려 드리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아버지에 이어 금배지를 단 부자(父子) 국회의원으로는 서울 강남갑 한나라당 이종구(李鍾九·53) 당선자와 강원 속초-고성-양양 한나라당 정문헌(鄭文憲·38) 당선자가 탄생했다. 서울 마포갑의 열린우리당 노웅래 당선자 역시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의 아들이다.

신민당 민주당 평민당 부총재를 지낸 이중재(李重載·79) 전 의원의 장남인 이 당선자는 1992년 14대 총선에서 이 전 의원이 당시 국민당 후보였던 김동길(金東吉)씨에게 패했던 강남갑에서 승리를 따냈다. 27년 동안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금융감독원 감사 등 경제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친 경제통인 이 당선자는 “경제 살리기에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4선 의원으로 한나라당 상임고문을 지낸 정재철(鄭在哲) 전 의원의 아들인 정 당선자는 16대 총선 때 정 전 의원에게 패배를 안겼던 민주당 송훈석(宋勳錫) 의원에게 아버지 대신 설욕을 했다.

경북 구미을에 출마해 당선된 한나라당 김태환(金泰煥·61) 당선자는 지난해 12월 별세한 김윤환(金潤煥) 전 의원의 친동생. 김 당선자는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원내에 진출하지 못했던 형의 한을 푼 셈이 됐다. 반면 굿모닝시티 사건으로 구속돼 옥중에 있는 열린우리당 정대철(鄭大哲) 의원의 아들로 정 의원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출마한 정호준(鄭皓駿·33)씨는 한나라당 박성범(朴成範) 전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