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희의 영화이야기] 9억짜리 집샀다고?

  • 입력 2002년 2월 7일 17시 58분


얼마 전 친구로부터 나의 구설수에 대한 말을 들었다.

누군가가 그 친구에게 내가 ‘신라의 달밤’으로 떼돈을 벌어 9억원짜리 집을 샀다고 했다는 거다. 그 말을 전해 준 친구는 내 사생활을 잘 아는 가까운 사이라 “걘 전세 살아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김상진감독도 충무로에서 “김미희대표가 ‘공공의적’ 시사회 때 보니 밍크 코트를 입었더라”며 “돈 벌더니 역시 티를 낸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갑자기 씁쓸했다. 9억원짜리 집을 산 사람은 내 측근이지 내가 아니고, 털 달린 옷 한번 입었는데 그게 갑자기 밍크 코트가 되다니. 이 동네는 왜 그리도 남의 얘기 하는 걸 좋아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며칠 전 한 기자로부터 모 여배우의 스캔들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워낙 붙임성이 좋은 배우여서 동료나 감독들과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몇 번 구설수에 올랐지만, 사실여부를 캐보면 매번 근거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입방아를 찧는 즐거움 때문인지 이런저런 말들을 늘어놓는다. 잘 할려고 노력하면 ‘나댄다’고 색안경, 구설수가 싫어 피해다니면 ‘건방지다’고 색안경. 나같이 평범한 이들도 말소문에 지치는데 스타라는 공인들은 얼마나 피곤하고 화가 날까,하는 동정심(?)이 든다.

난 영화인이다. 그리고 영화인으로서 긍지를 갖는다. 많은 동료들이 그러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내 구설을 계기로 영화계에서부터 영화와 영화인들을 좋은 시선으로 봤으면 하는 부탁을 하고 싶다.

차승재 싸이더스 대표는 글 쓰는게 영화보다 어렵다고 한다. 나 역시 동감이다. 그동안 졸필을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김미희·좋은영화 대표 greenpapya2000@hanmail.net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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