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4시]따로 노는 연계교통수단

입력 2001-01-31 18:37수정 2009-09-2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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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승용차로 출퇴근해 온 회사원 C씨(36·서울 관악구 봉천3동)는 지난해 8월 완전 개통된 7호선이 집 근처를 지나는 것을 알고 교통수단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출퇴근 길에 주차장이 되다시피 하는 상도터널의 혼잡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결심은 ‘작심삼일(作心三日)’로 끝났다. C씨의 설명은 이렇다.

“집에서 회사가 있는 광화문까지는 10.4km예요. 승용차로는 출근시간대엔 40∼45분, 평상시엔 30분 가량 걸리죠. 그런데 승용차보다 빠를 줄 알았던 지하철이 실제로는 55분이나 걸리더라고요. 승용차보다 느린 지하철을 탈 이유가 없죠.”

그런데 지하철이 왜 이리 느릴까. 전동차 속도가 느려서가 아니다. 그가 지하철로 출근하면서 전동차 안에 있었던 시간은 출퇴근 시간의 절반도 안되는 22분 가량. 나머지는 집에서 역(9분), 역에서 회사(5분)까지 걷거나 이수역(7분)과 서울역(7분)에서 환승 등을 위해 걸린 시간이다.

흔히 지하철이 도심에서 가장 빠른 교통수단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하철 전동차의 운행속도는 시속 32.6km로 승용차(20.9km)나 버스(18.4km)보다 빠르다.

그러나 이는 실제 출퇴근시간 차이가 크다. 지하철은 버스나 승용차에 비해 ‘문전 근접성(Door to Door Service)’이 낮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민들이 출퇴근 때 출발지에서 교통수단에 접근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승용차와 버스가 각각 2.0분과 6.8분인데 반해 지하철은 무려 13분이다. 또 교통수단에서 내린 뒤 목적지까지 가는 시간도 승용차 1.6분, 버스 5.4분인데 지하철은 10.4분이다.

이렇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하철에 연계교통수단이 거의 없기 때문. 파리나 런던 등 선진국의 도시는 마을버스나 시내버스의 정류장이 대부분 지하철역 입구에 있어 두 교통수단이 상호 보완관계에 있지만 우리나라는 서로 ‘독립적’이다. 또 선진국 도시의 대단위 거주지와 지하철역 사이를 오가는 ‘셔틀버스’ 같은 것도 우리나라에는 전혀 없다.

결국 ‘다리 품’을 팔아야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총 통행속도가 시간당 18.09㎞로 승용차의 경우(시간당 18.87㎞)보다 느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버스는 평균 시속이 12.88km여서 지하철보다 느리지만 출퇴근 거리가 짧다면 버스가 빠를 수도 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김경철(金敬喆)박사는 “셔틀버스를 운영하거나 버스 정류장을 지하철 역 입구로 옮기기만 해도 지하철 이용객을 크게 늘릴 수 있다”며 “지하철과 일반 및 좌석버스, 마을버스 등 대중교통의 통합운영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하종대기자>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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