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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훈의 세상스크린]부끄러운 이야기를 마치며…

입력 2000-12-27 19:15업데이트 2009-09-2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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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얼굴표정, 목소리, 신체의 동작 등 몸을 통해서 자기의 감정과 느낌을 표현하고, 피아니스트는 피아노를 통해서 그것들을 표현하고, 글쓰는 이는 펜을 통해서 표현합니다. 신체를 사용해 느낌을 표현하며 사는 배우 생활이 익숙한 저에게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9개월간 ‘세상스크린’이란 제목의 칼럼을 써온 것은 가슴 설레이는 낯선 경험이었습니다.

스크린을 통해서는 수많은 관객들을 만나보았지만 글을 통해 독자들을 만난다는 것, 또 그 독자들이 우연히 저와 얼굴을 마주칠 때나 E메일을 통해 보내준 화답은 경이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영화촬영으로 바쁠 때는 촬영후 분장도 못지운채 허겁지겁 책상으로 달려가 새벽늦게까지 원고 마감을 끝낸 적이 허다했고, 해외 영화제나 영화 관계로 외국에 나갈 때면 장시간 비행기 여행에 지쳐있는 몸을 추스리며 독자들과 만나 적도 있었습니다.

몇달전 저의 초등학교시절부터의 첫사랑에 대해서 쓴 글이 나간후 그 첫사랑의 친구로부터 대학 1학년이후 소식이 끊겼던 제 첫사랑이 8년전 둘째아이를 낳은후 그만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는 E메일을 받고는 한동안 망연자실한 적도 있었습니다.

또, 지나간 저의 부끄러운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고백하고 가슴 깊이 반성할 때마다 독자들은 더욱더 큰 격려를 주었습니다. 그 고백의 글이 자신에게도 위로가 되었다는 독자들의 E메일을 대할 때마다 역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본은 진솔함이라는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제 글을 읽어주신 동아일보 독자여러분! 항상 미소로 저를 대해주시던 동아일보 가족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며칠뒤면 우리 모두는 21세기의 첫날을 맞이하게 됩니다. 지난 20세기 100년동안 우리 인류는 과학의 진보, 기술의 발달로 많은 것을 누리기도 했지만 환경파괴와 자원고갈이라는 새로운 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빈곤과 기아, 차별과 억압, 전쟁과 대립이라는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우리는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여야 합니다.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영화배우로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여 영화라는 분야에서 우리 모두의 숙제를 푸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자 더욱 노력하고 공부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joonghoom@serome.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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