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박홍관의 차(茶) 기행]용정차, 중국 녹차의 최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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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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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浙江) 성은 중국을 대표하는 녹차 생산지이자 중국 차 문화의 본향이다. 당나라 때의 다성(茶聖) 육우(陸羽)는 일찍이 저장 성 항저우(杭州) 위항(余杭)의 징산(徑山) 산에서 차를 연구해 세계 최초의 차 백과사전 ‘다경(茶經)’을 저술했다.

저장 성은 현대에도 차 문화의 아이콘이다. 이곳에서는 중국 녹차의 대표 격인 룽징차(龍井茶·이하 국내에서 통칭되는 용정차로 표기·사진)가 생산된다. 녹차는 중국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사랑받는 차로 전체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녹차를 만들 때는 잎을 따 고온에서 덖기 때문에 찻잎 본래의 색과 향이 간직된다.

○ ‘녹색 황후’ 시후(西湖)·이하 서호) 용정

용정차는 중국 녹차를 이야기할 때 항상 가장 먼저 거론되는 최상품 명차다. 그 역사는 12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용정차란 이름은 용정(龍井)이란 샘에서 나왔다. 용정사란 절의 스님이 용정의 물로 차를 끓여 마셨는데, 그 맛이 천하제일이었다고 한다.

용정차의 맛은 담백하고 고소하며, 마신 다음에는 단맛이 남는다. 향기는 맑고 깨끗하다. 용정차는 손바닥으로 눌러서 만들기 때문에 형태가 납작하고 평평하면서 잎이 곧은 것이 특징이다. 마른 찻잎의 색은 광택이 있는 비취색이다. 용정찻잎은 그 모양이 아름답고 녹색의 우아함과 기품이 있어 ‘녹색 황후’라 불린다.

용정차는 명, 청 시대에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청나라 강희제는 항저우에 행궁을 세우고 용정차를 공차(貢茶)로 만들었다. 건륭제는 스펑(獅峰·이하 사봉) 산 아래에서 용정차를 마신 후 그 맛에 반해 절 앞 차나무 18그루를 어차(御茶)로 지정했다. 나무들은 지금도 그 자리에 있다.

용정차는 사봉산에서 생산되는 ‘사봉용정’, 메이자우(梅家烏·이하 매가오) 일대의 ‘매오용정(梅塢龍井)’, 서호 일대에서 생산되는 서호용정(西湖龍井) 등으로 구분한다. 이 모두를 통틀어 ‘서호용정’이라 부르기도 한다.

○ 중국 녹차에 대한 오해

필자가 중국의 다양한 녹차 생산지를 다녀본 결과, 중국 녹차에 대한 우리의 오해가 새삼스럽게 가슴에 크게 와 닿았다. 근래 중국 녹차에 대한 비하와 폄훼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그 반대로 국산 녹차에 대한 무조건적인 칭송도 귀에 들어온다.

차에 대한 중국인의 관념은 우리보다 더욱 분석적이고 과학적이며 위생적이었다. 그들은 끊임없이 차나무의 품종을 개량하고 있으며, 대학의 차 학과에서 석사와 박사를 수없이 길러내고 있다. 만약 중국의 차 문화를 현지에서 제대로 경험한 사람이라면 중국차를 함부로 비하하지 못할 것이다.

동양차도구연구소 소장 www.seok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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