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대승기신론’ 출처는 中 아닌 인도”

  • 입력 2009년 8월 6일 02시 57분


■ ‘한국 화엄사상의 뿌리’ 국제학술대회 내일부터

한국불교의 근원인 화엄사상(華嚴思想)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중국 지론사상(地論思想)에 대한 국제학술대회가 7, 8일 충남 논산시 금강대 도서관에서 열린다.

지론사상은 인도불교의 유식사상(唯識思想·우주의 궁극적 실체는 오직 마음뿐으로 외계의 대상은 단지 마음의 결과라는 불교사상)이 ‘십지경론’을 통해 5세기 초 중국에 처음 전해졌을 때 형성된 중국의 유식사상을 말한다.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 인문학연구센터 주최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 ‘지론사상의 형성과 변용’은 인도 불교 유식사상의 중국적 변용태라는 관점에서 지론사상을 조명하는 게 특징이다. 지금까지는 화엄사상의 전신으로서 지론사상에 대한 연구가 많았다.

금강대 석길암 불교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지론종과 대승기신론’ 논문을 통해 동아시아 불교사상의 교리서로 불리는 대승기신론이 근래에 많이 알려진 것과 달리 중국이 아닌 인도에서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석 교수는 “대승기신론의 출처에 대해서는 100여 년 동안 논란이 있어왔다”며 “대승기신론의 출처가 인도라는 것은 불교를 이해하는 인식의 틀을 형이상학적 사유에 기반을 둔 중국 방식이 아닌 현실에 바탕을 둔 인도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대승기신론은 중국에서 만들어졌다는 설과 인도 승려 마명이 저술했다는 설이 있다.

그는 이어 “불교 고전어와 고전 문헌 연구를 통해 지론사상의 형성과 변용을 살펴봄으로써 6세기 초 이질적인 문화권 사이에서 일어난 문화와 사상의 전파를 추적해 볼 수 있다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또 일본, 유럽 등 외국 학자 10명이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지론사상에 대한 연구 결과물을 소개한다.

일본 고마자와대의 이시이 고세이 교수는 지론사상이 천태종과 조계종 등 시대별로 형성된 불교의 여러 종파에 끼친 영향을 종합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아자부학원의 아오키 다카시 교사는 20년 동안 둔황 문헌을 분석해 지론사상과 관련된 사람과 책, 관련 사상을 분석한 결과를 소개한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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