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사망자 나온 ‘手足口병’ 치명적 질병인가?

  • 입력 2009년 5월 15일 02시 56분


감기 앓듯 지나가지만 방치하면 합병증

백신 없어… 청결이 최선

국내에서 12개월 된 여자아이가 수족구병의 합병증인 뇌염으로 사망한 데다 원인 균주가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엔테로바이러스71(EV71)과 같은 유형이어서 아이를 둔 부모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 수족구병으로 공식 사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질병관리본부는 13일 “수족구병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것은 아주 드물기 때문에 예방수칙만 철저히 지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수족구병의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Q: 수족구병은 어떤 질환인가.

A: 콕사키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 등 장내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병이다. 대변이나 대변이 묻은 기저귀, 침, 가래, 콧물 등을 통해 전염된다. 1년 중 4∼6월에 잘 발생하며 생후 6개월∼5세 영유아가 걸리기 쉽다. 손, 발, 입에 물집이 잘 생긴다고 해서 ‘수족구(手足口)병’으로 불린다. 전염성이 강하지만 대부분은 두통, 발열 같은 감기 증상에 그치고 자연적으로 낫는다. 다만 면역력이 약한 2주 이내의 신생아는 합병증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Q: 국내 사망자의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유행한 것과 같은가.

A: 일반적으로 국내에서는 콕사키바이러스 감염자가 많다. 이 바이러스는 별로 치명적이지 않다. 그러나 이번에 숨진 아이의 바이러스 균주는 중국의 것과 98% 일치한다. 보건당국은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유입된 것은 맞지만 국내에서 토착화하는 과정에서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이 부모가 중국을 다녀온 적도 없다.

Q: 국내 확산 가능성은 없는가.

A: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여러 바이러스 가운데 치명적일 수 있는 것은 뇌염과 뇌수막염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EV71이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해서 모두 사망하는 것은 아니다. 면역력이 특히 약한 아이들이 걸렸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의학계에서는 EV71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예전에도 드물게 발생했고, 이번 사례도 그중 하나인 것으로 보고 있다. 확산 가능성은 매우 적다.

Q: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는 있는가.

A: 없다. 감기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것과 같다. 다만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는 할 수 있다. 의학자들은 중국에서 EV71 감염에 따른 사망자가 많은 것은 조기에 증상완화 치료를 해 주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런 치료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됐고 뇌염 같은 합병증이 생겼다는 것이다.

Q: 어떻게 예방할 수 있나.

A: 배변 후나 식사 전후, 기저귀를 갈아줄 때마다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물은 반드시 끓여 먹고 외출 후 귀가하면 양치질과 손 씻기를 해야 한다. 또 배설물이 묻은 옷은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