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중성지방 잡아 질병 막고 살도 빼는 ‘혈액다이어트’

  • 입력 2009년 5월 11일 02시 57분


비만의 근본원인 잡아 당뇨, 고지혈증·동맥경화 등 심혈관 질환 막고 살도 빼는 건강 다이어트

“운동을 해도 살이 빠지지 않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은 편이에요.”

광고대행사를 운영하는 이모 씨(43·서울 강남구 압구정동)는 하루 1갑 이상 담배를 피우고 거의 매일 술을 마신다. 야근도 잦은 편.

1년 만에 그의 복부둘레는 3인치나 늘었다. 몸무게는 무려 7kg이나 증가했다. 현재 바지 사이즈는 36인치, 체중은 79kg이다. 변한 건 몸 뿐만이 아니다. 활달하고 무던하던 성격은 사소한 일에 쉽게 짜증을 내는 예민한 성격으로 바뀌었다. 이 씨는 현재 만성피로와 무기력증을 호소한다.

혈액정화전문센터를 운영하는 닥터최의원 최윤정 원장은 “이 씨의 경우 불어난 체중도 문제지만 몸속에 쌓인 지방이 더 심각한 상태”라면서 “이런 상태가 더 심각해지면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을 얻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중년 남성이 적지 않다.

○ 운동, 다이어트는 효과↓ 지방은 계속↑

음식 섭취 시 비타민, 무기질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당이나 콜레스테롤로 변한다. 이것이 지방산이나 글리세롤과 결합하면 중성지방이 된다.

몸속에 발생한 중성지방은 혈관이나 몸속 구석구석에 쌓인다. 혈관에 쌓인 중성지방은 혈액순환을 막거나 지방간 등 내장비만을 만드는 주범. 특히 중성지방은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거나 지방분해 효소가 적은 부위부터 쌓이기 시작해 살로 변한다.

몸속에 쌓인 중성지방은 시간이 지나면서 딱딱하게 굳는다. 그 위에 새롭게 생성된 중성지방이 다시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하면 ‘비만’의 단계로 들어서게 되는 것.

이렇게 쌓인 지방은 몸의 원활한 신진대사를 막는다. 아무리 열심히 운동을 해도 누적된 지방은 제거되지 않는다. 근육을 키우는 근력운동으로 신진대사율을 높이거나 식이요법으로 지방을 태울 수는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이 들어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남성의 경우 비만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거나 적극적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가 드물어 이런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최 원장은 “여성은 몸매에 대한 콤플렉스나 혈액순환 장애를 겪을 때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만 남성은 비만으로 인한 고지혈증, 고혈압 등 건강악화와 체력저하를 느낄 때 비로소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다”고 말했다.

○ 다이어트 효과 보려면 중성지방 제거가 우선

이미 심각한 비만 상태이거나 운동, 식이요법이 효과가 없다면 의술의 도움을 받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살을 제거하는 지방흡입이나 몸속 지방을 제거하는 혈액정화치료가 대표적인 치료법이다.

혈액정화치료는 2개의 나노 필터를 이용해 혈장 속의 중성지방과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걸러주는 방법이다. 1회 시술을 받으면 비만의 근본원인인 중성지방을 대부분 제거할 수 있다. 혈액 속 끈끈한 성분이 제거돼 미세혈관까지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신진대사율도 높아진다. 혈관 속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씻어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최 원장은 “혈액정화치료는 치아의 플러그를 제거하듯 혈관의 혈전(혈관 속에 콜레스테롤, 세포부스러기 등 다양한 결합조직이 뭉쳐 굳은 것)을 제거해주는 일종의 ‘혈관 스케일링’과 같다”면서 “신진대사가 좋아지면 운동의 효과는 물론 칼로리 대사량이 증가해 지방이 빨리 분해된다”고 설명했다.

혈액순환이 좋아지면 지방세포가 뭉쳐 딱딱해진 지방 덩어리도(셀룰라이트)도 쉽게 분해된다. 부드러워진 지방은 제거하기도 쉽다.

혈액정화치료는 여성들의 손발 냉증과 저림 등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증상에도 효과적이라는 평가. 남성의 경우엔 혈액순환장애로 인해 떨어진 성기능 회복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무기력증이나 나른함을 호소하는 사람에게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운동과 식이요법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몸매는 직접적으로 지방을 녹이는 시술을 받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살이 많지 않으면 지방을 녹이는 용액을 주사하거나 고주파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최 원장은 “살이 많으면 물로 지방을 제거하는 ‘아쿠아쉐이밍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혈액정화치료로 비만예방·건강관리까지

혈액정화치료는 비만의 주요인인 중성지방을 제거해 비만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평가. 이 밖에도 질병을 일으키는 면역단백질, 바이러스, 중금속, 독소 등을 제거해줘 건강을 지키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별한 질환이 없다면 1년 또는 2년에 한 번 시술을 받으면 된다. 고지혈증, 동맥경화,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 등 성인병을 앓는 경우엔 연 2, 3회가 적당하다.

혈액정화치료는 심혈관이나 당뇨 등의 합병증 치료 및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독일이나 일본에서 수입한 1회용 필터를 사용해 감염이나 바이러스 침투의 위험이 없으며, 링거를 맞는 것과 비슷한 방법으로 시술받는다.

최 원장은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나 2세를 준비하는 부부들의 출산에도 도움이 되는 치료”라고 설명했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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