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한동일씨 渡美50년 무대… 91세 부친 팀파니로 동참

  • 입력 2004년 5월 17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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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팀파니스트를 지낸 한인환씨(왼쪽)가 미국에 사는 아들 한동일씨를 찾아 함께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 아카디아
서울시향 팀파니스트를 지낸 한인환씨(왼쪽)가 미국에 사는 아들 한동일씨를 찾아 함께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 아카디아
열두 살 어린 나이에 음악 공부하러 미국으로 건너갔던 소년이 62세의 귀밑머리 희끗한 피아니스트가 되어 고국 무대에 다시 선다. 그의 ‘영원한 후원자’인 91세의 부친도 팀파니 주자로 한 무대에 오른다. 피아니스트 한동일씨의 ‘도미(渡美) 50주년 기념 음악회.’ 6월 1일 오후 7시반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피아니스트 한동일’이라는 이름은 한국 음악인 해외진출의 1세대를 연상시키는 상징으로 남아있다. 네 살 때부터 팀파니 연주자였던 아버지에게 직접 음악수업을 받은 그는 54년 주한미공군 소속이었던 새뮤얼 앤더슨 중장의 후원을 받아 뉴욕 줄리어드 음대에 장학생으로 입학한다. 11년 뒤 그는 레너드 번스타인이 심사위원장이었던 리벤트리트 콩쿠르에서 1등 입상의 쾌거를 이룩했다. 당시 그의 이름은 궁핍했던 한국인들에게 ‘예술이던, 그 무엇이던 한국인은 마음먹으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이후 그는 미국에서 연주자로 활약해왔으며 최근에는 ‘한동일 피아노 인스티튜트’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면서 매년 런던, 부다페스트, 보스턴 등에서 피아노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그가 느꼈던 첫 해외 연주회 체험의 감동을 재현한다. 미국 처음 도착했을 때 그는 뉴욕 루이슨 스타디움에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과 피아노협주곡 4, 5번을 듣고 평생 잊지 못할 감명을 받았다고 회고한다. 당시 그에게 감동의 전율을 안겨주었던 레퍼토리를 이번 음악회에 고스란히 연주한다. 이대욱 울산시향 음악감독이 지휘하는 서울시교향악단이 협연한다.

특히 서울시향의 팀파니 주자의 자리에 앉는 주인공이 그의 부친 한인환씨란 점도 눈길을 끈다. 한인환씨는 40대 후반의 나이에 서울시향 창립멤버로 팀파니 연주를 시작해 1970년 은퇴할 때 까지 서울시향에 몸담았다. 아들은 “아버지는 요즘도 하루 두 시간씩 테니스를 즐긴다”며 “무대에 서겠다고 먼저 제안한 쪽도 아버지”라고 말했다. 2만∼6만원. 02-3665-4950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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