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100] 목원대 생의약화장품학부 화장품 전공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6일 1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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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원대 생의약화장품학부 학생들이 2016년 화장품기술전을 참관한 후 찍은 기념사진. 목원대 제공
목원대 생의약화장품학부 학생들이 2016년 화장품기술전을 참관한 후 찍은 기념사진. 목원대 제공

목원대 생의약화장품학부 화장품전공에는 중국 유학생이 매년 입학한다. 현재도 7명이 재학하고 있다. 학교간의 자매결연이나 교류를 위해 온 학생이 아니고 한국 화장품에 관심을 갖고 선진 기술을 배우러 유학온 학생들이다.

목원대는 2006년에 화장품전공을 개설해 화장품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화장품학과는 ‘K-beauty’를 발판으로 주가가 올라가고 있으며 이제는 외국인 학생들이 스스로 찾는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화장품학과로의 도약하는 중이다.

목원대 생의약화장품학부 화장품 전공 커리큘럼의 강점은 강의실에서 배운 것을 바로 실험실습을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화장품 전공은 37개 전공과목 중 46%인 17개 과목을 실험실습과 연계하고 있고, 동아리를 통해서도 전공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주임교수를 맡고 있는 양재찬 교수는 “우리 대학 강의의 특징은 이론과 실험실습을 적절히 배합한 것”이라며 “‘기초제제실습’ 등 대부분의 강의에서 시판 중인 화장품을 놓고 사용감, 향 등을 살펴본 뒤 제품의 pH, 점도, 물성 등을 체크 한다. 강의와 연계된 실험실습에서 화장품을 분석하고 배합, 추출 등 화장품 제조에 필요한 전 과정을 경험한다. 이래야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양 교수는 “4학년 과목인 ‘화장품 제조학’의 경우 실제 화장품을 보여주고 제조에 어떤 이론을 적용했는지, 어떤 공정을 선택했는지를 설명하는 등 대부분의 강의에서 기업의 니즈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논문과 특허도 자주 인용한다. 김보애 교수는 “화장품의 싸이클은 2~3년에 불과하고, 소재 또한 자주 변하기 때문에 교과서보다 논문이 화장품 제조 트렌드를 이해하는데 더 유용하다”고 설명한다.

화장품전공 동아리 활동은 학과 커리큘럼의 강점을 활용해 학생들 스스로 화장품을 만들 수 있는 기초체력을 제공한다. 동아리들은 학과 수업과 연계해 10명 내외의 학생들이 조를 이뤄 화장품을 만들고 그 과정을 다른 팀과 공유하는 등 실제 수업과 비슷하게 활동한다. 다른 점은 학생들 스스로 운영한다는 점이다.

실험실습과 연계된 커리큘럼은 화장품학 전공 학생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생의약화장품학부 박신호(‘10), 이승현(’14)팀은 ‘제7회 대휴(大休) 뷰티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옥수수전분을 이용한 1회용 립 제품’을 주제로 제안서를 발표해 은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학내 벤처기업 ‘후카(HOOKA)’를 만드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화장품학 전공 전임교수는 2명이었으나 2017년 1명이 추가 되었다. 학생들의 교육만족도는 매우 높다. 왜 그럴까? 답은 교수들의 전공 구성과 교수-학생 공동연구에 있다. 화장품의 두 축은 만드는 ‘제형’과 원료인 ‘소재’인데 두 명의 전공 교수는 각각의 분야에서 높은 전문성을 갖고 있다. 화장품 전공주임교수인 양재찬 교수는 ‘LG생활건강’에서 18년간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국내 최초의 기능성 화장품인 주름 개선제 ‘이자녹스 링클 프리’와 미백제 ‘이자녹스 화이트 포커스’를 만든 경험이 있다. 김보애 교수는 ‘천연물소재’ 전문가로 주 연구 분야는 천연물 및 한방 기능성 소재 발굴과 한방 복합제제 개발. 항노화(안티 에이징)에 대한 연구인데 요즘 화장품 업계에서 가장 뜨는 분야다. 두 교수가 지난 5년간 발표한 논문은 60여 편이나 되고 보유 중인 특허만도 32개다.

교수들은 고가의 장비가 있는 자신들의 실험실을 학생들에게 개방하고 공동연구를 통해 학생들의 실력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화장품학 전공 교수와 학생들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15여 편의 논문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화장품학 전공의 최근 3년간 평균 취업률은 70% 이상이다. 양 교수는 “‘항노화’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화장품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의료관광의 수혜가 화장품까지 미치는 등 융합 대상으로 화장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화장품법 시행령에 화장품 제조사는 이화학 전공자를 의무적으로 채용해야 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등 정부의 화장품 산업 육성정책도 학과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화장품 전공 학생들의 취업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양 교수는 취업의 질에 더 신경을 쓴다. 또 OEM 방식을 통한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업체를 창업하도록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생의약화장품학부는 교육부의 특성화 지원학부에 선정됐다. 기초학문분야의 시너지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학부는 앞으로 5년간 지원받는 정부 지원금으로 학교 장학금과는 별도로 ‘학생독립과제 우수 장학금’과 ‘포트폴리오 우수 장학금’ 등을 신설해 1인당 100만원씩 지급할 예정이다. 또 부족한 전임교수도 2017년에 확충되어 더 충실한 교육에 기여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의약화장품학부는 문이과를 구별하지 않는다. 화장품 전공은 응용학문으로 수업과정에서 크게 문제되지 않으며 문과출신 학생도 이과과목을 쉽게 이해하도록 원리위주의 설명으로 지도한다. 학생들은 “밤늦게까지 불이 켜 있는 연구실을 노크하면 교수님이 반겨주신다”고 말한다. 열정을 가진 교수가 있고, 미래까지 밝은 학과는 흔치 않다.
이종승 전문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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