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인]버진그룹회장 리처드 브랜슨

  • 입력 1998년 3월 8일 18시 52분


‘먹고 마시고 즐기는 사업’만으로 유럽 유수의 재벌대열에 올라선 버진그룹 회장 리처드 브랜슨(48)이 또 한번의 도박에 성공할 것인가.

영국인인 그는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영국 서해안선 철도와 버밍엄을 중심으로 하는 횡단선 철도에 지금보다 훨씬 빠르고 쾌적한 고속열차를 투입했다.

그는 “불친절하고 느리기로 소문난 영국 철도의 면모를 일신하겠다”며 “이 고속열차들이 장거리 철도 여행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장담했다.

정부의 민영화 방침에 따라 브랜슨은 2개의 철도노선을 운영해왔으나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자 열차 교체를 통해 국영철도와의 ‘품질 경쟁’을 선언한 것.

84년 그는 버진 애틀랜틱항공사를 설립, 런던∼뉴욕 노선 등의 항공요금을 기존의 절반으로 내려 항공시장에 돌풍을 몰고왔다. 이른바 ‘가격파괴’마케팅의 원조였다.

그는 이후 독특한 경영철학과 모험을 즐기는 저돌적인 행동으로 ‘버진’이라는 브랜드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누가 뭐래도 ‘소비산업만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그는 현재 항공 여행 음반 호텔 방송 영화 의류 철도 소매점사업 등에 손대고 있다.

사람들의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아성에 도전, 버진콜라를 출시하는가 하면 ‘놀자판’ 사업이라고 여겼는지 콘돔 제조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못말리는 모험광인 그는 지난해 헬륨을 채운 기구(氣球)를 타고 세계일주에 도전했다 아슬아슬하게 불시착해 겨우 목숨을 건졌으며 스키경주를 하다 목숨을 잃을 뻔하기도 했다.

그는 왜 별난 기행을 계속할까.

브랜드 ‘버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고등 상술이라는 해석도 있다.

〈정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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