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당신의 회사엔 조직을 긴장시키는 ‘메기’가 있습니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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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사 창업자 빌 게이츠에게 가장 두려운 장애물이 무엇이냐고 ‘뉴요커’지(紙) 칼럼니스트가 질문했다. 그는 큰 빌딩이나 대규모 자본을 갖춘 경쟁 기업을 꼽지 않았다. ‘누군가 지금 차고에서 전혀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있지 않을까가 가장 두렵다’라고 대답했다. 그런가 하면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스탠퍼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항상 갈망하라(Stay hungry!)”고 외쳤다. 편안하고 안락한 선택보다는 배고픈 선택이 오히려 인생을 더욱 위대하게 만들 것이란 경험에서 나온 충고였다.

역경이 오히려 생존의 근거가 된다는 이론 중에 ‘메기 효과’가 있다. 냉장 시설이 없던 시절, 유럽 북해지역 어부들이 청어를 먼 곳으로 운송할 때 수조에 천적인 메기 몇 마리를 집어넣어 청어가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 더욱 싱싱하게 살아 있을 수 있게 했다는 이론이다. 아널드 토인비 박사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자주 인용함으로써 유명해졌다.

‘맹자’는 위대한 조직이 모두 역경 속에서 꽃을 피웠다고 정의하면서 지금의 걱정과 근심이 오히려 나를 긴장시켜 살리게 만들 것이고 편안함과 즐거움이 오히려 나를 죽게 할 것이란 화두를 던졌다. ‘생어우환 사어안락(生於憂患 死於安樂)’은 ‘우환이 나를 살리게 할 것이고 안락이 나를 죽음으로 인도할 것’이란 뜻이다. 안락사(安樂死), 즉 조직이 편안하고 즐거운 상황이라면 조직의 생존에 이미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안락과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세상이다. 직장은 안정이 우선이고 인생은 안락해야 성공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의 역경과 근심이 오히려 긍정적인 생존의 계기가 될 것이란 생각도 해봐야 한다. ‘안락사 우환생(安樂死 憂患生).’ 안락은 죽음이요, 우환은 생존이다. 지속적인 생존을 꿈꾸는 자, 안락과 우환 가운데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너무나 자명하다.

박재희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 taoy2k@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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