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의 공식 사과에도 폭로가 줄 잇는 것은 이들이 조직에서 절대 권력자로 군림하며 상시적으로 갑질을 해 온 탓이 크다. 한진그룹의 ‘VIP 수행 체크리스트’를 보면 총수 일가를 태운 항공기가 출발한 뒤에도 최소 30분 이상 공항에 대기해야 한다는 등 직원들의 수행 시 행동지침이 50여 개에 이른다. 급기야 대한항공 비행기를 총수 일가의 ‘해외 직구용 수송선’ 삼았다는 의혹으로 관세청까지 나섰다.
2014년 12월 장녀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이 ‘땅콩 회항’으로 큰 물의를 빚었다. 그런데도 조 회장 일가가 반성은커녕 임직원은 물론 하청·협력업체 직원들을 함부로 대하며 갑질 행위를 계속 해왔다는 게 국민적 분노를 일으킨다. 이들의 기행에 가까운 처신은 정상적으로 경영활동을 하는 기업인과 오너들까지 색안경을 쓰고 보게 만들기 십상이다. 미꾸라지 몇 마리가 재계(財界)를 욕보인다는 말까지 나온다. 외신도 이들의 ‘갑질(Gapjil)’을 보도하는 상황에서 국가명 ‘대한(Korean)’을 상호로 쓰는 비행기를 타야 하는 국민도 부끄러운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