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내년부터 잠복 결핵 무료 검진… “의심땐 병원 찾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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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 의사 기자의 따뜻한 약 이야기

최근 대학병원에서 의료인이 결핵 감염 확진 판정을 받거나 감염을 의심받는 경우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결핵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의료진이 결핵에 감염되면 병원 방문 환자들을 통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위험이 있어 보통 문제가 아닌 거죠.

하지만 결핵 감염은 의료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결핵 후진국’이란 오명을 안고 있을 정도로 결핵 환자들이 많습니다. 질병관리본부의 ‘2015년 결핵 환자 신고 현황’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결핵 환자 수는 63.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위인 포르투갈(25명)의 약 2.5배입니다.

다제내성 결핵 즉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슈퍼 결핵 역시, 한국이 OECD 국가 중 1위입니다. 현재처럼 결핵에 대해 무관심하면 다제내성 결핵이 확산될 우려도 높습니다.

특히 결핵균은 다른 세균에 비해 증식 속도가 매우 느리고 뜨문뜨문 증식하므로 환자 스스로 증상이 완화됐다고 판단해 약 복용을 중단하거나 제대로 복용하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이럴 경우 약제에 대한 복약순응도가 떨어져 내성이 생기면 다제내성 결핵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다제내성 결핵은 환자 1명이 10∼15명에 균을 퍼트릴 정도로 감염력이 강합니다. 또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터라 치료에 실패할 확률도 높아 국가적으로 사회비용 손실이 큰 중증질환으로 분류됩니다.

다제내성 결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4개 이상의 약제를 병용해 최소 20개월(집중치료기 포함) 이상 복용해야 하는데 구토·복통·위장장애 등의 부작용 위험이 크고 치료 옵션이 많지 않아 치료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실제로 국내의 경우 치료율은 37.1%에 불과하고 사망률이 31.2%에 이릅니다.

서튜러
다행히 작년 하반기부터 결핵균의 에너지 생성을 막아 균을 굶겨죽이는 다제내성 결핵 신약인 서튜러와 다제내성 결핵균을 살균하는 델티바라는 신약이 출시돼 치료에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이들 치료제 모두 기존 치료 대비 2배에 가까운 뛰어난 효과를 인정받은 신약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델티바
또 7월부터 결핵 진료비 전액을 건강보험으로 지원한다는 정부 정책에 따라 다제내성 결핵 신약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 기준에 준하는 경우 환자 본인 부담이 기존 5%(약 150만 원, 6개월 기준)에서 0%로 없어집니다. 전액 지원하는 거죠. 다제내성 결핵 신약 외에도 결핵 치료에 필요한 비용 역시 환자 본인 부담을 기존 10%에서 0%로 전액 면제하고 있습니다. 물론 1, 2인실 병실료 등 비급여 부분은 본인이 전액 부담을 해야 됩니다.

내년부터는 잠복 결핵 무료 검진 대상이 확대될 예정입니다. 따라서 2주 이상 기침과 기운이 떨어지고 밤에 땀 흘림 등의 증세가 있으면 병원에 꼭 찾아서 호흡기 관련 검사를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또 무엇보다 결핵 완치를 위해서는 ‘일정 기간 동안 꾸준히 약을 복용’하면 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likeday@donga.com
#서튜러#델티바#결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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