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무릎 위 근육단련엔 평지 걷기가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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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관절염 운동요법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70대 노모를 모시고 한 남자가 병원을 찾아왔다. 노모는 퇴행성관절염으로 우리 병원을 찾은 환자였다. 간단한 치료와 더불어 운동요법을 알려드리면서 “많이 걸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 환자의 보호자는 대뜸 화부터 냈다.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는 노모에게 왜 걷기를 시키느냐는 항의였다. 다리를 많이 써서 생긴 병인데, 안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아무리 친절하게 걷기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을 해도 보호자는 의심을 쉽게 풀지 않았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무릎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논란거리조차 되지 않는 의문인 셈이다.

퇴행성관절염은 대부분 무릎을 잡고 있는 힘줄, 근육, 인대 등이 약해져서 오는 질환이다. 때문에 무릎 주변 힘줄, 근육, 인대를 강화시키는 운동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무릎 주변 근육을 보면 그 사람의 무릎 상태를 알 수 있다. 가령 축구선수가 부상을 당하지 않으려면, 무릎 주변 근육이 튼실해야 한다.

퇴행성관절염을 진단할 때도 마찬가지다. 무릎이 닳은 것보다는, 무릎 위의 근육 상태가 전체 다리의 상태를 진단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 진단을 내릴 때 무릎 위의 근육이 튼튼한지 그 두께가 얼마나 되는지를 반드시 측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무릎 위 근육을 단련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걷기다. 특히 등산, 계단보다는 평지를 걷는 것이 좋다. 배꼽 아래에 힘을 주고 보폭을 크게 하면 허리가 굽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퇴행성관절염 환자는 걷지 말고 최대한 무릎을 쓰지 말라는 건 편견이다. 물론 심할 경우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술을 피하려고 걷지 않는 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퇴행성관절염이 심해 걷기가 어려운 정도라면 다른 운동법을 시도할 수 있다. 누운 자세에서 앞무릎에 힘을 주는 것이다. 앞무릎에 약 10초 동안 힘을 줬다 쉬었다를 30회 정도 반복하면 된다. 이 동작이 숙달되면, 무릎 아래에 베개를 받치고 같은 방식으로 힘을 줬다 뺐다 하면 된다. 이후에는 의자에 앉아서 무릎을 폈다가 접었다 반복하고, 이후에는 신발에 1kg 아령을 달고 같은 동작을 계속하면 좋다.

무엇보다 자기 무릎 상태가 어떤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받고, 맞춤형 운동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무릎이 아프면 걷지 말라’는 편견에 갇혀 평생 사용해야 할 무릎 건강을 악화시키지 말자.

안강 안강병원장
#health&beauty#퇴행성 관절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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