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암 치료는 표적치료, 면역항암요법, 방사선치료 등 약물과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큰 진전을 보였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조기 진단과 맞춤형 백신 개발,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술 등 혁신 치료법이 지속적으로 도입되고 있으며, 임상 현장에서 많은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그 결과 전체 부인암의 약 80% 이상을 차지하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 3대 질환의 경우 5년 상대생존율은 자궁내막암 89.6%, 자궁경부암은 79.9%로 높다. 다만 국가 암 검진 항목에 포함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늦게 발견되기 쉬운 난소암은 5년 상대 생존율이 65.9%다.
2000년대 이후 부인암 치료에서 혁신적인 계기는 크게 두 가지로 외과적 제거 수술의 발전과 새로운 기전의 항암제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최소침습 로봇과 복강경 수술은 복부 절개를 최소화하면서도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고 출혈량과 합병증을 줄이며 회복기간을 단축했다. 최근 단일공 수술, 단일공 질식수술 등 로봇수술을 이용해 더 정교하고 감염 우려가 적은 새로운 수술 방법이 부인암에서 확대되고 있다.
새로운 기전의 다양한 항암제가 등장하며 분자생물학적 특성에 따라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진 것 역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 등은 기존 전통적인 세포독성 항암제 대비 효과가 뛰어나며 부작용은 줄였다. 종양감축술과 항암치료를 적절히 병행해 환자들이 완전관해(종양 제거)를 기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듯 최근 부인암은 불치병이 아니라 ‘치료 가능한 질환’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실 ‘치료 가능한 질환’이 된 것은 치료 기술의 발전뿐만 아니라 조기 발견과 예방의 영향도 크다. 특히 자궁경부암 치료는 2002년부터 시작된 국가암검진 사업과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보급의 확대로 상당히 개선됐다. 자각 증상이 없어 약 60%의 난소암 환자들이 3기 이후에야 질환을 발견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두 질환의 생존율 격차는 크다.
암 치료는 ‘치료’에서 ‘예방’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4일 ‘세계 암의 날’을 맞아 보건 당국이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부인암 국가암검진율 상승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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