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부족하면 빈혈? ‘양’보다 ‘질’이 중요해요[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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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혈
혈액 속 헤모글로빈 수치 낮으면, 산소 공급 부족해져 빈혈 유발
수치 개선돼도 증상 계속되면, 혈액 양 부족한 ‘혈 부족’ 의심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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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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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혈이라고 하면 흔히 ‘혈액이 부족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확하게는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보다 낮은 것이다.

빈혈은 혈액이 대사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하게 공급하지 못해서 저산소혈증을 유발하는 경우를 말한다. 조직에 산소를 공급하는 일은 혈액 내의 적혈구가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적혈구 내의 헤모글로빈(혈색소)을 기준으로 빈혈을 진단한다. 혈액의 양이 부족한 것은 ‘혈 부족’이라고 한다. 파낙스약국의 김남주 박사는 “쉽게 말해 빈혈은 혈액의 ‘질’과 관련이 있고 혈 부족은 ‘양’과 관련이 있다”라며 “빈혈과 혈 부족은 상호 긴밀하기 때문에 빈혈과 혈 부족이 동시에 올 가능성이 크고 빈혈만 발생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빈혈과 혈 부족은 대표적인 증상이 다르지만 유사 증상도 많고 동시에 겪고 있는 경우가 많아 정확하게 구별하기 어렵다. 빈혈은 병원에서 진단이 가능하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 농도가 성인 남녀 각각 13g/㎗, 12g/㎗ 미만인 경우 빈혈로 정의한다. 그러나 혈 부족은 정확한 기준이 없다. 증상으로 유추하거나 빈혈로 진단받고 치료해도 개선이 안 된다면 혈 부족을 의심해 봐야 한다.

빈혈은 헤모글로빈 부족으로 신체 활동에 필요한 산소를 온몸에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저산소혈증을 유발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아찔한 느낌의 어지럼증이다. 두통, 피로, 수족 냉증, 인지력 장애, 창백한 피부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중증이라면 맥박과 호흡이 빠르고 불규칙적이거나 가슴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빈혈의 종류는 원인에 따라 철 결핍성 빈혈, 거대적혈모구빈혈, 용혈 빈혈, 재생 불량성 빈혈 등 다양한데 철 결핍성 빈혈이 가장 흔한 빈혈의 형태다. 철 결핍성 빈혈은 철분제 복용으로 1∼2개월 안에 정상 수치로 회복된다. 만약 빈혈 수치가 개선돼도 여전히 증상이 계속된다면 혈 부족일 가능성이 크다.

혈액은 신체를 순환하며 각 기관에 산소, 영양, 호르몬을 공급하고 체온을 유지한다. 또한 노폐물과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혈 부족은 이런 혈액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것으로 여러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손발이 저리고 근육이 떨리는 증상이다. 혈액량이 부족해 신체의 말단 부위까지 혈액을 보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심박출량이 부족하다 보니 두근거림, 가슴이 답답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외에 두통, 피로, 무기력증, 식욕부진 등 빈혈과 유사한 증상이 있다. 생리 전후 증후군과 근육통, 탈모가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여성은 생리 기간 혈 부족 증상을 더 느끼기 쉽다.

혈 부족은 빈혈과 달리 특정 성분을 공급하는 것만으로는 개선이 어렵다. 혈액을 만들고 저장하는 신장과 간 기능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 식습관과 스트레스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적극적인 개선을 원한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철분제, 엽산 등을 섭취하면 좋다. 김 박사는 “사물탕, 쌍화탕 등 신장과 간에 좋은 숙지황과 당귀 등이 포함된 천연물 또는 고품질 효모도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빈혈#혈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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