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에서 이상한 소리가”…이명, 10명중 7명 한번 이상 경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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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이명, 노년층 몸과 마음 모두 해친다
노년층 이명-삶의 질 연구
만성 그룹 우울감 1.7배… 자살위험 2.5배 높아져
수면장애로 생체리듬 파괴… 호르몬 불균형 가져오기도

왼쪽부터 이용제 교수, 박혜민 교수
왼쪽부터 이용제 교수, 박혜민 교수
이명은 외부 소리 자극 없이 귓속에서 소음이 들리는 질환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75%가 일생 동안 한 번 이상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명의 국내 성인 기준 유병률은 20.7%정도이며 매년 3%씩 증가하고 있다. 이명은 청각뿐만 아니라 수면의 질, 집중력 저하, 우울감 등 삶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비인후과 치료뿐만 아니라 정신건강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이명을 앓고 있는 노인은 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용제 교수와 차의과대학 가정의학과 박혜민 교수,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정진세 교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가정의학과 김종구 교수 연구팀은 노년층의 이명과 정신건강 및 삶의 질 연관성을 밝힌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0세 이상 79세 이하 5129명을 대상으로 이명과 정신건강, 삶의 질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대상군은 정도에 따라 정상, 경도 이명, 심한 만성 이명 등으로 분류했다. 정신건강은 우울감, 심리적 고통, 자살 사고 3개 항목을 평가했고 삶의 질은 EQ-5D 조사표에 따라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활동, 통증 및 불편, 불안 및 우울의 5개 항목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심한 만성 이명 그룹은 정상 그룹보다 우울감이 1.7배, 심리적 고통이 1.9배, 자살 사고가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질 저하 위험도 높았다. 심한 만성 이명 그룹은 정상 그룹과 비교해 운동능력 저하가 1.8배, 자기관리능력 저하가 2.1배, 일상 활동 제한이 2배, 통증 및 불편감이 1.9배, 불안 및 우울감이 2.1배 높았다.

연구를 주도한 이용제 교수는 “이명과 우울증은 여러 가지 공통적인 위험인자를 공유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이명이 노인의 정신건강 뿐만 아니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은 수면의 질 저하로 이어져 생체 리듬이 파괴될 수 있고 이는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 대사에 악영향을 미쳐 호르몬의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며 “이명 치료와 함께 정신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고려한 포괄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노인의학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Applied Gerontology’에 게재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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