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자다가도 숨 차고 발이 퉁퉁 붓는다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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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
심장이 혈액 제때 공급 못해 발병
호흡 곤란-만성 부종 등 대표 증상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 관리 가능

심부전은 위중한 병이지만 초기 증상을 놓치지 않으면 치료 관리가 가능하다. 대표 증상은 호흡 곤란이다. 자다가도 숨이 차 깨기도 하고 가벼운 오르막길에도 쉽게 숨이 차오른다. 동아일보DB
심부전은 위중한 병이지만 초기 증상을 놓치지 않으면 치료 관리가 가능하다. 대표 증상은 호흡 곤란이다. 자다가도 숨이 차 깨기도 하고 가벼운 오르막길에도 쉽게 숨이 차오른다. 동아일보DB
‘마지막’ ‘종착역’이라는 수식이 따라붙는 심부전은 흔히 모든 심장질환의 마지막 단계에 발병한다. 심장이 신체 조직에 필요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발생하며 입원율과 사망률이 높다.

환자의 대부분이 심각한 증상으로 갑자기 입원하며 4명 중 3명(75%)이 응급실을 통해 입원한다. 재입원율도 25%로 빈도도 매우 높고 장기적 외래 치료 등 고통스러운 과정이 반복돼 퇴원해도 안심하기 어렵다.

심부전은 위중한 병이지만 초기 증상을 놓치지 않으면 치료 관리가 가능하다. 대표 증상은 호흡 곤란이다. 자다가도 숨이 차 깨기도 하며 가벼운 오르막길에도 쉽게 숨이 차오른다. 또 다른 시그널은 종아리 아래가 붓는 부종과 만성 피로다. 혈액 순환이 안 돼 발이 붓고 부종 부위를 눌러도 돌아오지 않는다.

심부전은 다양한 증상으로 신호를 보내지만 대부분이 고령 환자라 심부전 증상을 노화로 인한 증상으로 오인하기 쉽다. 이 때문에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증상을 키우고 응급실 입원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고혈압, 심근경색, 협심증과 같이 관상동맥질환으로 심장 시술을 받은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심부전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심부전은 퇴원 후 재입원과 사망 위험도 크다. 환자들의 가장 큰 고통은 입원에 의한 경제적 부담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심부전 환자의 진료비 부담은 2015년부터 연평균 19%씩 꾸준히 증가했고 입원으로 인한 진료비 부담은 연평균 20%씩 증가 추이를 보였다. 특히 심부전 관련 전체 의료요양급여 비용 중 입원으로 인한 비용은 90%를 차지했다.

이렇게 입원비 부담이 큰 것은 대부분 환자가 증상이 갑작스럽게 악화돼 급성 심부전으로 입원하고 퇴원 후에도 급성과 만성 심부전 사이를 오가며 입·퇴원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심부전 진료 가이드라인은 초기 유용성이 검증된 약제사용 등 최적화 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적기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현재 제한적인 보험급여 적용으로 입원 환자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보험 급여 적용은 입원 후 4주 이후부터 이뤄진다.

최동주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현 대한심부전학회 회장)는 “심부전은 고령화 사회에서 급속히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질병으로 환자와 가족의 경제적, 시간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입원 직후부터 최적화된 치료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하지만 실제 심부전 초기 증상을 제대로 인지하는 환자들의 비율이 낮고 다른 질환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어 환자의 인지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심부전은 초기에 사용해 볼 수 있는 치료제가 있지만 제한적인 보험 급여 기준과 치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헬스#의료#질환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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